[파이낸셜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PF 유동화시장 및 단기자금시장에서 차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용평가업계는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금융권의 태영건설 직접 여신 규모는 5000억원, 증권사, 캐피탈사 등 2금융권의 부동산 개발 사업장 익스포져는 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내달 예정인 금융채권자협의회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채무 조정 과정에서 원리금 감면, 상환유예, 출자전환 등에 따른 원리금 손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예리 나신평 연구원은 "금융권의 태영건설 직접 여신 규모과 익스포져는 총 자산과 자기자본 대비 작은 수준"이라면서 "따라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제2금융권 전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개발 사업장 익스포져가 큰 회사를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건전성 저하와 더불어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PF 유동화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증권사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증권사 우발채무의 상당 부분이 PF ABCP로 구성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자금 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험과 PF유동화증권 차환실패에 따른 우발부채 현실화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ICE신용평가는 향후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개발 사업장 익스포져가 큰 금융회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PF유동화시장과 단기자금시장 동향과 금융회사별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해서도 면밀한 점검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은 개별 건설사 또는 계열 차원의 자율적 구조조정보다 워크아웃과 같은 정부 또는 금융권 주도의 구조조정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업체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금융시장 내에서 건설 및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건설사들의 경우 당분간 신규 자금조달은 물론 기존 차입금 또는 PF 유동화증권 등의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신평은 향후 워크아웃 개시 여부, 진행 과정, 채권 손상 수준 등을 신용등급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