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주 이어 대선 자격 제동
"어떤후보도 내란 연루된적 없어"
항소해도 정치적 파장 무시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올해 예정된 대선 후보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021년 1월 6일(이하 현지시간) 의사당 폭동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후보자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이유로 내년 대통령선거 후보 자격을 박탈한데 이어 이번엔 메인주가 그의 대통령 후보 출마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메인주 최고 선거관리자인 셰나 벨로스 주국무장관은 지난해 12월 28일 서면 결정문을 통해 콜로라도주 대법원과 같은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벨로스 국무장관은 "일찍이 그 어떤 대통령 후보도 내란에 연루된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가 내년 메인주 대선에 후보로 등록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앞서 콜로라도주 주대법원은 지난해 12월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하고 가담해 수정헌법 제14조3항에 따라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처음으로 판결했다. 수정헌법 14조3항은 헌법을 지지하기로 맹세했던 공직자가 반란에 가담한 경우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화당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이미 연방대법원에 판단을 요청한 상태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인주의 결정에 대해서도 주 법원에 곧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두 결정은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효력이 일시 중지되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주에서도 대선후보로 출마가 가능하다.
그러나 메인, 콜로라도주 후보 등록 문제가 연방대법원에서 해결돼 트럼프가 후보등록을 무사히 마친다 해도 정치적 파장은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올해 법원을 들락거려야 하고 또 일부 소송은 대선 이후로 늦춰진다고 해도 일부는 올해 안에 개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조지아, 뉴욕, 플로리다, 워싱턴DC 등 4곳에서 소송에 직면해 있다. 선거에 불리한 내용이 공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사 공금으로 성인영화 배우에게 입막음용 돈을 줬다는 혐의부터 시작해 내란 선동 혐의, 대규모 정부 기밀문서를 무단으로 자택으로 갖고 가 허술하게 보관한 혐의 등 모두 91건의 범죄혐의를 받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는 정치적 보복의 희생양으로 간주되곤 한다. 지난해 모두 91건의 형사범죄 혐의가 그에게 붙으면서 공화당 유권자들은 그가 정치보복에 말려들었다고 보고 있다. 덕분에 그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에 큰 차이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과 가상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트럼프가 집권 시절 얼마나 무리한 일들을 벌였는지를 유권자들이 깨닫고 나면 선거판세가 민주당에 유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의 선거후보 자격 문제는 미 수정헌법 14조항에서 비롯된다. 19세기 남북전쟁 뒤 만들어진 이 조항에서는 선출직 공무원에 임명돼 헌법수호를 다짐한 인물이 이에 반하는 내란에 가담했을 경우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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