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태영건설 사태, 타 건설사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까.."2025년까지 현금유출 우려"

2008~2010년 발생한 대규모 PF 차환 리스크 가능성은 낮아
다만 과거 대비 사업환경 어렵고 사업성 낮은 현장 다수
2025년까지 건설사 현금유출 우려 지속될 전망

태영건설 사태, 타 건설사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까.."2025년까지 현금유출 우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PF유동성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의 건설 정상화가 향후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이는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일각선 경영정상화 자금이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입주 건물에 설치된 깃발 모습. 2023.12.29. kkssmm99@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과거 2008~2010년 발생했던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부동산 경기둔화와 원가부담 지속 등으로 태영건설 외에 또다른 개별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PF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8일 유동성 문제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의 PF 보증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별도 기준 총 3조6000억원으로 착공 PF와 미착공 PF가 각각 2조4000억원, 1조2000억원이다.

분양률 75% 이상안 주거용 주택 착공 PF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PF 차환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자금 경색과 대처 미숙 등으로 2008~2010년 대규모 PF 차환 리스크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상장 건설사 기준 PF 잔액 규모는 2008년 4·4분기 41조5000억원에서 2009년 1·4분기 35조6000억원으로 1분기 만에 급감했다.

조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타 업권에 비해서 자금유통이 어려운 상황이나 급격한 유동성 흡수 시기가 지난만큼 단기간 과거와 같은 대규모 차환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개별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8~2010년와 비교했을 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상승 등으로 사업환경이 어려운데다 사업성이 낮은 현장들이 상당해 건설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2010년 건설용 중간재 상승률은 각각 24.3%, 1.0%, 3.5%를 기록했다. 반면 2021~2023년 건설용 중간재 상승률은 각각 19.1%, 15.3%, 1.1%를 기록하며 과거 위기 대비 부담이 가중됐다.

2008~2010년 기준금리는 5.25%를 고점으로 2.0%까지 하락한 반면, 2021~2023년에는 오히려 0.5%를 저점으로 3.5% 상승하며 금융비용이 증가했다.

건설사들의 현금유출 우려는 오는 202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높은 가격에 토지를 매입한 착공 중인 현장들의 준공 시점이 2024~2025년이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낮은 사업성, 높은 공사비, 자금보충 약정 사업장에 대여금 등으로 현금 유출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대출액 대비 영업현금 흐름 △순현금 △현금 등에서 급격한 하락을 보이는 기업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사는 재무제표 상으로 흑자를 기록하여도 현금 유입의 시점차이로 인해서 재무적인 불안전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 3개 항목의 흐름은 재무 건전성 파악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