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행사로 경제행사 잇띠라 참석
금투세 폐지, 대통령실 후속조치 준비
의원입법으로 속도전..거래세 인하도 준비할 듯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도 제시..은행권 동참 시사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ㆍ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개장 신호 버튼을 누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신년 공식 첫 행사를 경제계 관련 일정으로 꽉 채우면서 본격적인 민생행보에 돌입했다. 주로 한국증시의 고질적 변수인 변동성 최소화를 비롯해 일반 투자자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공정성 확보 등에 매진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윤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이란 정책 아젠다를 먼저 꺼내들자, 대통령실은 금투세와 주식양도세, 증권거래세 등 각종 세제도 손보는 등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내놓기로 했다. 여당에선 금투세 폐지를 의원 입법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하는 등 정책 집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은행권 지원을 통한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 제시 등 구체적인 민생 방안을 제시했다.
■금투세 폐지 속도전, 거래세도 손 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참석했을 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첫 증시 개장식 참석이다.
공매도 금지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상향을 단행한 윤 대통령은 금투세 폐지 추진까지 밝히면서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금투세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야 한다"며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해,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금투세 폐지 법안은 정부 입법이 시간이 걸리다보니 의원 입법으로 할 수 있다"며 "주식 시장이 잘 돼야 기업에서도 자금 조달이 잘 된다. 자본시장 선진화 차원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입법 사안인 금투세 폐지의 경우 올해 4월 총선에서도 주요 화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슈 선점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 대결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집권할 당시 금투세 법안이 처리됐고,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10억원으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금투세 시행 시기를 2025년까지 연기했지만 윤 대통령이 시행령으로 대주주 기준을 50억원까지 완화시켜 대립은 지속되고 있다.
금투세 폐지로 증권거래세 부과 체제도 조정이 될 수 밖에 없어 대통령실과 정부에선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금투세와 거래세에 대한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언제든 신속하게 나올 수 있게 진행중"이라고 말해, 거래세도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사진=뉴시스화상
■민생 강조 신년사, 행동으로 실천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기중앙회 공동주최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2년 연속 참석한 윤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면서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밝혔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서비스산업 지원,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거론한 윤 대통령은 내수진작에 힘을 쓰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방향은 은행 등 금융권의 고통분담을 독려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도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을 두고 은행의 재정여력을 언급하며 법원에 맡기는 기업회생보다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은행이 지금 돈이 많다. 워크아웃으로 금융권과 채권자들이 부담을 나누면 최종적으로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잇따른 경제계 행사 참여는 전날 신년사에서 밝혔던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신철으로도 해석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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