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폭력 용납될수 없어"… 여의도 일단 멈춤 [이재명 대표 피습]

한동훈 위원장 "빠른 회복 기원"
민주 "섣부른 해석 자제해달라"
이낙연·비명계 탈당 등 보류

"폭력 용납될수 없어"… 여의도 일단 멈춤 [이재명 대표 피습]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이 대표.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피습을 당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총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피습 행위에 대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번 사태가 이 대표를 향한 과도한 비난이나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특별 당부에 나섰다.

신당 창당을 조만간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의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앞서 수사 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당원들을 향해선 "제가 피습당했을 때처럼 생각해 주시는 것이 국민의힘이라는 수준 높은 정당이 동료 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우리가 진영이나 상대를 생각(고려)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굳건히 하기 위해 (상대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엄정한 사실 확인과 처벌을 우리 모두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혹여나 이번 사태가 혐오 발언이나 유사 범죄로 이어지면 국민의힘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이 대표의 쾌유 기원 외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부터 이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해온 한 위원장은 이날 소식을 접한 이후 관련 발언을 최소화했으며, 저녁에 예정된 지역 언론사 주최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를 취소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태가 이 대표를 향한 동정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여권은 물론 야권도 이 대표를 공격한 용의자의 신원이나 구체적인 범행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온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이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지난 주말 이 대표와 만남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이 전 대표는 4일께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와 자세한 사건 경위 등 상황을 살핀 뒤 차후 행보를 정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던 비이재명계도 잠시 쉼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날 사태가 터지기 전 통합비대위와 관련해 3일 최후통첩을 예고했으나 현재로선 이 대표를 압박하기 어려워졌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