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원리금수취권 마켓서 채권 판매해 상품 만기 전 원금 회수 가능
채권 구매자도 단기 투자 기회 얻어
그러나 '온투업 투자 경험 3년간 5회 이상' 제약조건도
투자 횟수 완화 조정 필요성 제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하 P2P·온투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자가 대출 상품에 투자 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원리금수취권'을 사고파는 마켓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원리금수취권은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온투업 투자의 단점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회원사 수는 47곳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영업종료 공지를 하거나 대출잔액이 0원에 다다른 온투업사는 총 4곳이다. 지난해 2월 대출잔액이 0원이라고 공시한 인공지능 서비스 업체 '온투인'을 시작으로 9월에는 에이치엔핀코어, 10월에는 HB펀딩의 대출잔액이 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슈가펀딩의 경우 지난해 12월 영업종료를 알리기도 했다.
현재 온투업 투자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약정한 투자 기간 내 중도해지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가 받는 실질 이자 수익금은 늘어나는 반면,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질 경우 만기까지 돈이 묶여 있어 곤란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온투업사는 투자자의 자금을 투자자가 지정한 해당 차입자에게 대출해 주고, 투자자에게는 원리금수취권을 제공하고 있다. 원리금수취권이란 투자자가 대출 상품에 투자 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원리금수취권이 거래되는 마켓(거래소)에서 원리금수취권을 보유한 투자자는 개인 자금 사정이나 만기 상환을 기다리기 어려울 때 채권을 판매해 상품 만기 전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채권 구매자는 원하는 투자 상품의 원리금수취권을 구매해 단기 투자 기회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원리금수취권 마켓을 운영하거나 준비하는 온투업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오션펀딩은 원리금수취권 마켓 '펀딩토스'를 개발 중에 있으며 칵테일펀딩은 원리금수취권 통합거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리딩플러스와 위펀딩, 트러스트펀드 등도 각각 투자마켓과 위마켓, 원리금수취권 중고마켓을 통해 투자자 편의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규제의 영향으로 원리금수취권 마켓 운영이 다소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9조에 따르면, 온투업 투자 경험이 3년간 5회 이상인 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는 원리금수취권 양수자격이 과도해 양수거래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전문투자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온투업자를 제외한 법인투자자)에게만 양도가 가능한 것 또한 한계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신규투자와 원리금수취권 양수가 투자리스크가 같음에도 원리금수취권 양수에만 자격요건이 부과돼 있다"며 "투자 5회 이상을 1회 이상 등으로 완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것이 해당 법령 취지이나, 완화 검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원리금수취권 매매의 경우) 최초 상품 거래가 아니라 권리를 한번 더 넘기는 개념"이라며 "상품이 본래 계획대로 팔리지 않거나 원리금을 다시 회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들이 거래된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투자 경험에 대한 조항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법 시행 이후 3년 이상 지나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기도 했고, 관련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어 업계 의견을 청취한 후 추가적으로 검토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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