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신상공개 유튜버 '사적 제재' 논란... 피해자, 게재금지가처분 신청 유리 [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신상공개 유튜버 '사적 제재' 논란... 피해자, 게재금지가처분 신청 유리 [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배우 고 이선균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지낸해 12월 28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고(故) 이선균씨(48)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20대 여성의 신상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인터넷에선 또다시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 있다. 범죄 혐의자의 신상 공개는 통쾌해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죄 없는'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도 경고한다. 하지만 사적제재에 대한 처벌은 다소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을까.

■ 신상 무단공개해도 '벌금형' 그쳐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불법으로 신상공개가 됐을 경우 공개 대상자의 '낙인 효과'를 우려한다. 향후 대상자가 무죄를 확정받았을 경우 혐의를 벗엇음에도 피해 회복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신상 공개 대상이 공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면 그 부작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대중의 노출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공인이 짊어져야 할 부담도 일반인은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 법은 원칙적으로 사적 제재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신상 공개로 피해를 입은 대상자들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를 해도 피해를 줄이기는 사실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상존한다. 이 죄는 벌금형 판결이 대부분이어서 일회성에 그친다는 취지다.

■ '1일 100만원' 가처분 유리

최근 법조계에선 피해자가 명예훼손이 아닌 가처분 신청을 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신상 공개로 침해받는 권리는 '인격권'이다. 이는 그 성질상 일단 침해된 후에 구제수단(금전배상이나 명예회복 처분 등)만으로는 그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 이로 인해 사전 예방적 금지 수단으로 금지청구권이 인정된다. 법원은 인격권 침해에 대해 신상 공개 등의 금지를 직접 강제할 수는 없어, 보통 간접강제결정을 내린다. 영상으로 신상을 공개한 사람이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게시물을 계속 게재하는 경우 1일당 100만원 내외의 손해배상금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법무법인 정음앤파트너스 임성수 변호사는 "인격권 침해의 신상 공개로 심각한 피해를 받는 경우 형사고소와 함께 반드시 게재물 게시금지 가처분 등 민사상 금지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하루 이틀 정도 게재물을 게시할 수는 있겠지만 1일당 100만원의 배상이 인정되면 계속적으로 불법 게시물을 올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중대범죄자의 얼굴 등 신상도 공개키로 했다.
이달 25일부터 시행되는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살인, 성폭력 범죄 등 특정 중대범죄 사건 중 범죄 잔인성 등 일정 요건이 충족된 사건 피의자의 얼굴과 성명, 나이를 공개할 수 있다. 특정 중대범죄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특정 중대범죄 사건으로 변경되면 검사가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대상자의 얼굴은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 이내 모습으로 공개된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