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왕암공원 낙서 그라인더로 갈아 내
발견 당일 오전 중에 모두 제거 완료
국가지질공원으로 추진 중인 해안지역, 재발 방지 요구돼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해안에서 발견된 낙서. 울산 대왕암공원 해안은 울산시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추진 중인 지질 명소 중 한 곳으로, 이번 낙서로 인해 훼손이 불가피하다. 울산 동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울산 동구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국가지질공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울산 대왕암공원 해안가 암석에 페인트 낙서가 발견돼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경복궁 담장 낙서와 달리 하루 만에 낙서를 모두 제거해 그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울산 동구청에 따르면 울산 최대 관광명소인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일명 '락카'로 칠 해진 낙서가 발견된 것은 전날 오전이다.
누군가 대왕암공원의 한 바위에 파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바다남'이라는 세 글자를 써놓았다.
바위는 일반인이 흔히 지나가는 길과는 떨어져 있지만, 공원 전망대에서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공원 관리를 맡고 있는 울산 동구청의 제거 작업으로 낙서가 모두 지워진 상태다.
제거 작업은 생각보다 손쉽게 끝이 났다. 발견 당일 오전에 모두 낙서가 제거됐다.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발견된 낙서를 제거하고 있는 모습. 울산 동구 제공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발견된 낙서. 동구 제공
낙서는 래커(Lacquer) 페인트로 칠해져 있어 약품으로 지우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울산 동구가 선택한 것은 그라인더로 낙서된 부분을 갈아 내는 방법이었다. 지난해 12월 16일 발생한 경복궁 담장 낙서 제거 작업이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두 차례 발생한 '낙서 테러'로 훼손된 담장 구간은 영추문 좌·우측 12.1m,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일대 24.1m 등 총 36.2m에 달한다.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국립고궁박물관 소속 보존 처리 전문가들은 스팀 세척, 레이저 클리닝 등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을 적용해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 흔적을 제거하고 있다. 현시점의 공정률은 80%가량이다. 다만 강추위로 작업이 중단된 기간이 있어 총 8일간 낙서 제거 작업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낙서의 규모나 피해 정도를 따져볼 때 경복궁과 울산 대왕암공원의 낙서는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다. 다만 울산 대왕암공원은 현대 울산시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추진 중인 지질 명소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의 훼손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왕암공원 해안은 울산시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 내 지질 명소 10곳 중 한 곳으로, 지질학계가 '방어진화강암'이라는 고유 명칭을 부여할 정도 독특한 해안 암석 지형이다. 울산시 제공
이번에 낙서가 이뤄진 곳은 바위를 칼로 베어 놓은 듯한 모양이라고 해서 '대왕암 차별침식지형'으로 불린다. 중생대 백악기말 생성된 반상화강암이다.
'방어진화강암'이라는 고유 명칭이 붙어있는 중요 지질 자료이다. 전문가들은 특이성, 대표성, 다양성 등이 뛰어나 우수한 지질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 동구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일대 순찰을 강화하고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해 낙서 행위자에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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