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감금돼 폭행과 강간을 당했다. / MBC 보도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남자친구에게 감금돼 바리캉으로 머리가 밀리는 등 폭행·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하며 서명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일명 '바리캉 사건' 피해자의 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딸이 머리가 바리캉에 밀린 채 구조됐다. 제발 도와달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 작성자 A씨는 "가해자가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범행을 저지르고도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의 동의를 받고 행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썼다.
이어 "구조 당시의 딸아이는 처참하기 그지없었다"라며 "머리는 바리캉으로 밀려 엉망이었고 수십 대를 맞은 몸은 여기저기 멍투성이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또 그는 "딸아이를 처음 발견한 소방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땐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이렇게 공포감에 질린 경우는 처음 봤다'는 구급대원의 말에 부모로서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한 죄책감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A씨는 "키 190cm가 넘는 거구인 가해자가 딸을 여러 차례 폭행한 것도 모자라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했다"라며 "(가해자가) 딸의 얼굴에 오줌을 싸고, 강아지 패드에 소변을 보게 하는 등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했다. 딸이 그것을 모두 겪었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 상태로 버텨내고 있다"라고 했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가해자가 딸을 협박한 정황도 있다고 알렸다. 그는 가해자가 "어차피 우리 집은 돈 많고 너는 돈 없으니까 빵빵한 변호사 사서 길게 살아 봐야 1~2년인데 내가 너 어떻게 안 하겠냐"라며 "경찰이 오든 너희 부모가 오든 난 너 끝까지 따라가 죽일 거고 경찰이 너 보호 못 해준다"라는 말로 딸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가해자 측이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 3명을 선임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그 변호사들은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딸에게 공판 날 입에 담기도 힘든 질문들을 3시간 넘게 하면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라며 "지난달 19일 있었던 공판에서 가해자 측 변호사들은 전화로 "이미 벌어진 일 어떻게 하겠냐.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본인들의 딸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노여움'이란 표현을 쓸 수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분노했다.
A씨는 끝으로 "딸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딸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 밖에 없기에 싸움을 시작했다.
저희 부부가 살 수 있는 방법도 딸아이가 살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라며 탄원서 작성을 부탁했다.
앞서 20대 가해 남성 B씨는 지난해 7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여자친구를 경기 구리시의 한 오피스텔에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바리캉으로 여자친구의 머리를 미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바리캉 폭행남'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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