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인더스트리 매각자금 투입
당국 압박에 자구계획 일부 이행
추가 자구안 따라 개시여부 결정
정부의 강한 압박에 태영그룹이 8일 기존 자구안을 이행하고 추가 자구안도 내놓기로 하면서 꺼져가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내놓은 추가 자구안을 살펴본 뒤 오는 11일 예정된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했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채권단이 미이행했다고 판단한 890억원을 추가로 태영건설에 투입했다"며 "이로써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겠다는 약속 이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에 투입한 890억원 중 430억원은 계열사와 사주 일가로부터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와이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계열사 블루원으로부터 100억원을 1년 기한으로 단기 차입하는 한편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 블루원 대표에게 SBS 주식 117만2000주를 내년 7월 8일까지 담보로 제공하고 330억원을 빌렸다고 밝혔다. 이자율은 연 4.6%다.
블루원은 태영그룹의 레저·관광 계열사로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디아너스CC와 경기 용인CC, 경북 상주 골프리조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급 외에 나머지 3가지 자구안(블루원 담보제공 및 매각, 에코비트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제공)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티와이홀딩스는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추가 자구안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곧 마련하겠다"며 "태영건설이 무사히 워크아웃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간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태영 측이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지 않으면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태영건설이 890억원을 입금하고 추가 자구안을 마련키로 하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분위기는 반전된 상황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될 추가 자구안에 태영 측이 얼마나 진정성을 보이는지 채권단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에서는 추가 자구안으로 오너 일가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 담보제공 또는 매각, 윤재연 블루원 대표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대금 등이 거론된다.
한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채권단협의회의 서면결의를 통해 결정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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