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머니 주도 증시 부양 실현"
"주가 왜곡 축소, 시장 기능 회복"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10년이 넘게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떠받치던 일본은행(BOJ)이 지난해 처음으로 매도 우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여 사실상 주가를 떠받치는 이례적인 행보를 해온 BOJ가 2023년 주식 매도자로 돌아섰다"며 "BOJ가 주식 매도자가 되는 것은 2010년 ETF 매입 시작 후 처음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는 닛케이평균주가가 28% 상승하는 등 일본 증시 여건은 양호했다. 해외 투자자의 자금 외에 일본 기업의 자사주 매입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닛케이는 "BOJ의 매수자로서의 존재감이 저하하는 가운데 민간 머니가 증시를 주도하며 주가 상승이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닛케이는 "(주식 매수로 인한 주가 부양은) 주요 중앙은행은 보통 다루지 않는 정책"이라며 "그것이 줄어든다면 주가 왜곡도 축소하고 시장 기능이 회복되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BOJ의 ETF 매입은 자산 가격의 하락 압력을 완화하고 시장 심리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됐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으로 연간 통화완화 규모는 2017~2020년 사이 4조엔(약 36조4000억원)에서 7조엔(약 63조원85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1년 봄 정책이 수정돼 주가가 크게 하락한 날에만 주식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감소세는 두드러졌다. 통화 완화 규모는 연간 1조엔 아래로 떨어졌고 2023년에는 약 2100억엔에 그쳤다.
지난해 BOJ가 매도한 주식은 2002~2004년과 2009~2010년 사이 사들인 것이다.
주식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금융 기관의 경영을 보호하기 위해 매입한 주식이었다.
BOJ는 매입한 주식을 2016~2025년 10년간 처분할 방침이다. 계획 발표 당시 3조엔이었던 보유액을 매년 3000억엔씩 매각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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