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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대만선거속에 견제 수위 높이는 미중

전략 중요성 커진 대만에 군사 지원 약속과 주변국 함께 중국 견제 시도


박빙 대만선거속에 견제 수위 높이는 미중
대만 대선을 둘러싼 미국의 힘겨루기가 뜨겁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스1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오는 13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가 다가오면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 대만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길 수 밖에 없고 특히 박빙 승부가 예상되면서 날 선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대만을 대중 견제를 위한 전략적 기지로 판단하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통일을 중화민족의 부흥의 중요한 고리로 앞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을 향해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에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는 근본적으로 평화, 안정의 목표에 위배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 유권자들은 외부 간섭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차기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성명은 '평화와 전쟁, 번영과 파멸'이란 구호 아래 군사적 압박 등 전방위적인 수단으로 대만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하다.

미국이 지난 5일 미 워싱턴에서 한국, 일본과 함께 인도·태평양 대화(인태 대화)를 열고 해당 지역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한 것도 대중 견제의 포석이 깔려있다. 회의 후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인도·태평양 수역 내 힘이나 강요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해 반대" 등의 내용에 합의한 것도 대만 선거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이에 대해 중국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관련 부당한 내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라며 "이는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을 먹칠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날을 세운 것은 총통 선거의 승패가 5%p 이내의 박빙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시도할 경우, 무력도 불사하겠다"라는 입장이고 미국은 "무력을 사용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라면서도 군사 개입 의사를 경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이전 정부들과는 달리 모호한 정책에서 벗어나 "대만 해협에서 충돌이 생기면 군사적으로 대만을 돕겠다"라고 공식 천명하는 등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BBC는 중국이 홍콩 언론과 대만 내 친중 언론 등을 활용해 "미국은 믿을 수 없는 국가", "문제가 생기면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손을 떼고 철수할 의리 없는 나라"라는 주장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안 갈등 속에서 "미국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심리전이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 정부의) 불량 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 강요 등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