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와 2018년 근무 인연
김용진 전 차관 실패사례 주목
국민의힘 "모피아 낙하산 안돼"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내 요직인 경제부지사 자리에 친정인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를 연달아 앉히면서 도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심지어 "검사 출신 인재를 임용하는 윤석열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라는 지적까지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가 10일 임명한 김현곤 신임경제부지사는 행정고시 38회로 기재부 예산관리과장, 고용환경과장, 재정혁신국장 등을 거쳤으며 2차례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되기도 했다.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있던 지난 2018년에는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이번 경제부지사 임명은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진행됐다. 공모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2명, 중앙은행 출신 2명, 중앙 경제부처 출신 2명, 대기업 임원 출신 2명 등 모두 8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제부지사 공모를 두고 '가장 스펙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얘기와 '기재부 출신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소문은 결과적으로 현실이 됐다.
이번 사안에 유난히 민감한 이유는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선출된 첫 기재부 출신 경제부지사의 실패 사례때문이다. 당시 김 지사는 첫 경제부지사로 김용진 전 기재부 차관을 내정했다. 그는 김 지사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시절 기재부 2차관으로 함께 하는 등 김 지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런 그가 경제부지사로 취임한지 사흘만에 경기도의회 여야 대표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하는 초유의 인물이 됐다. 그 일은 경기도민들에게 안좋은 '각인'처럼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두번째 기재부 출신 경제부지사 임명에 그리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야당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성명을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도의회 국힘은 "경제부지사를 개방형 직위로 처음 공모한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는데 또 기재부 출신"이라며 "경기도가 기재부의 산하기관으로 비치진 않을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동연 지사의 '친정사랑'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더 이상 경기도가 '모피아 낙하산 부대'로 불리지 않길 바란다"고 몰아붙였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 지사는 전문성을 갖춘 중앙정부 출신 인사 영입에 유난히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민선8기 출범과 더불어 중앙정부 출신의 이른바 '고스펙' 인물들은 '덕수상고' 출신들과 쌍벽을 이루며 경기도 곳곳에 임명돼 지금도 일하고 있다.
중앙정부 출신들에 대한 임용이 지역에서 환영 받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선민의식'과도 큰 연관이 있다. 중앙정부 출신이어야만 더 능력 있는 것 처럼 여기는 소수의 우월감인 '선민의식'은, 반대로 일생을 지방으로 살아온 경기도에서는 '열등감'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출신 경제부지사 임용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대부분 여기에서 나온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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