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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습격범, 대통령 되는 것 막으려 범행"

부산경찰청 최종수사 결과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김모씨(67)가 10일 검찰로 송치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고 지난해 6월부터 범행을 위해 이 대표를 따라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최종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씨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범행한것으로 진술했다"면서 "김씨가 지난해 6월부터 이 대표의 일정을 따라다녔다"고 밝혔다.

■ 지난해 6월부터 이재명 따라다녀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경 인터넷을 통해 등산용 칼을 구입해 범행에 쉽게 쓸 용도로 개조했다. 동시에 이 대표에게 접근하기 위해 플래카드와 머리띠까지 제작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이 대표 일정을 사전에 파악해 총 5차례 행사 현장을 찾았다. 당시에도 흉기를 소지했지만 군중이 많아 범행을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던 김씨는 6번째 일정을 따라갔던 지난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이 대표에게 흉기를 사용했다. 범행 당시 김씨는 지지자인 것처럼 다가가 취재진에 둘러싸여 문답 중인 이 대표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당시 머리에는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쓰여진 파란 종이 왕관을 썼다. 또 오른손에는 사인 요청을 위한 볼펜을 들고 있었고 왼손에는 미리 제작한 흉기를 종이에 감싼 채 피켓 뒤에 숨겼다. 이후 피켓 뒤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이 대표의 목 부위를 공격했다. 경찰은 "흉기가 와이셔츠 옷깃을 뚫고 들어가면서 피해자가 뇌경정맥 손상을 입었으며, 바로 피부에 닿았다면 심각한 피해를 당하였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 "정치 신념에 따른 극단적 범행"

김씨의 이번 범행은 본인의 정치 신념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주관적인 정치 신념으로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판 연기 등으로 이 대표가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점,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될 기회를 막기 위한 의도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가 4월 총선에서 이 대표가 특정 세력에 공천을 줘 다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범행 전 남기는 말'(변명문)이라는 제목으로 8쪽자리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은 "김씨가 작성한 문건에도 조사 당시 받은 진술과 유사한 취지의 내용이 반복적으로 기재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김씨의 공범 및 배후와 관련해서는 김씨와 공모한 공동정범이나 김씨를 교사한 배후 세력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봤다.

한편 경찰은 앞서 김씨가 범행에 앞서 작성한 일명 변명문(남기는 말)을 범행 이후 언론매체와 가족에게 전달해줄 것을 약속한 조력자 70대 남성을 범행 방조 혐의로 검거해 입건한 바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