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8일만에 혼자 걸을 만큼 회복
연쇄탈당·공천잡음 등 난제 수두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피습 사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만인 10일 퇴원했다. 밝은 표정으로 걸어 나온 이 대표의 첫 일성은 '증오·대결의 정치 종식'이었다.
이 대표는 당분간 재택치료를 통해 회복에 전념한다는 계획이지만, 총선을 90여일 앞두고 이상민 의원과 원칙과상식 3인의 연쇄 탈당으로 인한 당 분열 사태와 제3지대 형성에 대한 대응, 공천 잡음 최소화 등 당내 뒤숭숭한 분위기를 잡기 위해 '재택 당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의 한 문으로 혼자 걸어 나왔다. 지난 2일 부산에서 피습된 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과 회복치료를 받은지 8일 만이다.
엷은 미소를 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연 뒤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 주신 목숨이다.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증오하고 죽이는 이런 전쟁같은 정치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 좋겠다. 저도 노력하겠다"며 "존중하고 공존하는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다면 남은 제 목숨이 없어진들 무엇이 그렇게 아깝겠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 의료진 등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등장했을 때와 말을 마쳤을 때 환호성을 질렀다.
당초 이 대표는 이달 중순께 퇴원할 예정이었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내 복귀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조기 퇴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와 혁신계 '원칙과상식' 3인(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외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한 통합 노력과 공천 논란 해소 등 눈앞의 과제가 산적한 것도 서둘러 퇴원을 결정한 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당무 복귀 시점과 관련해 "자택 치료 경과와 의료진 의견들을 종합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자택에서) 제한적이긴 하지만 중요한 당무에 대해서는 의사결정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당장 이낙연 전 대표는 11일 탈당 선언을 예고했고 이날 탈당한 원칙과상식 3인은 제3지대 빅텐트 구상을 밝힌 만큼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당 분열의 책임이 이 대표에게 있다는 당 일각의 문제제기에도 답을 내놔야 한다. 친명계 인사들의 잇따른 비명계 지역구 도전, 즉 '자객 출마' 논란을 비롯해 앞으로 공천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불공정성 우려를 원천봉쇄할 대안도 내놔야 하는 등 이래저래 이 대표 리더십 발휘가 중요한 시가다. 전날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한 당내 리스크 관리도 이 대표 몫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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