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만 남부 타이난시에서 열린 총통선거에서 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가 투표를 하고 있다. AP 뉴시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과 양안 관계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대만 총통 선거가 13일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투표율은 지난 2020년 선거보다 더 높은 75% 이상 될 것으로 예측됐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각)부터 오후 4시까지 약 1950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국 1만7794곳의 투·개표소에서 제16대 대만 총통·부총통 선거와 함께 제11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됐다.
입법의원 선거는 73명의 지역구 입법위원, 6명의 대만 원주민 대표, 34명의 비례대표 등 113명의 입법위원을 투표로 결정한다.
세계적인 관심과 열기 속에 총통 선거 후보 3명은 이날 오전 일찌감치 투표를 마쳤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고향인 타이난시에서 투표를 했다. 투표소를 찾은 라이 후보는 "투표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며 "대만의 민주주의가 힘들게 얻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고 투표 과정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선호하는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요이 후보는 타이베이와 인접한 신베이시에서 투표를 했다. 허우 후보는 선거가 대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총통도 이날 오전 신베이시에서 투표했다. 차이 총통은 "민주국가 공민은 수중의 한 표로 국가의 장래를 결정할 수 있다"라며 "빨리 나와 투표할 것을 호소한다. 공민의 권리를 기억하는 것도 공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이날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귀향하는 대만인들로 전날부터 길이 막히는 등 긴 귀향 행렬이 이어졌다. 대만 중앙통신사와 타이완국제방송((RTI) 등에 따르면 이날 선거를 위해 귀향 행렬로 도로 및 철도 교통량이 평소보다 급증했다.
부재자 투표제도가 없는 대만에서는 호적(후커우)을 기준으로 투표장소가 정해져 투표를 위해선 고향 방문이 불가피하다.
한편,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 웨이보는 이날 대만 선거 관련 해시태그를 차단했다. 웨이보는 이날 오전 한때 '대만 선거' 관련 주제가 1억632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화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웨이보는 오전 9시45분쯤 "관련 법과 규정, 정책에 따라 이 주제의 콘텐츠는 표시되지 않는다"는 공지를 띄웠다.
일부 게시글은 이날 선거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했고, 다른 일부는 가능한 한 빨리 대만을 중국에 복속시켜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
신화통신, 중국중앙TV(CCTV), 인민일보 등 중국 최대 뉴스 플랫폼들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만 선거 관련 보도를 거의 전하지 않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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