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12년 연속 집권 역사
입법위원 과반 의석 확보 실패, 중국 위협은 넘어야 할 장애물
[파이낸셜뉴스]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민진당의 라이칭더 당선인(앞줄 가운데)이 대만 타이베이 민진당사 밖에서 열린 선거 승리 집회에 참석, 러닝 메이트 샤오메이친 등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성향의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이에 따라 민진당은 창당 38년만에 처음으로 '12년 연속 집권'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그러나 민진당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중국이 위협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은 상황이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는 13일 밤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와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558만6019표를 얻어 40.0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국민당의 허우요이 후보와 자오샤오캉 부총령 후보는 467만1021표를 얻어 33.5%의 득표율을 얻었고 민중당 커원저 후보와 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69만466표를 얻어 득표율이 26.46%다.
투표 전에는 1, 2위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됐지만 개표를 시작한 이래 라이칭더 후보는 줄곧 선두를 유지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71.86%로, 2020년 투표율 74.9%에는 못미쳤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승리를 확정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만이 2024년 지구촌 첫 대선에서 민주주의 공동체의 승리를 거뒀다"면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대만은 민주주의 편에 설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 사람들은 스스로의 행동을 통해 외부 세력의 개입을 막는 데 성공했다"라고 덧붙였다.
라이 후보의 당선으로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흡수 통합을 견제하려는 민진당의 기존 정책은 더 속도를 내게 됐다.
라이 후보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등과 존엄을 전제로 대화하고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겠다"면서 "차이잉원 현 대만 총통의 대중 정책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독립 선언을 하지 않고, 현상 유지 정책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과 대만 사이의 양안 관계는 긴장이 더 높아지고 중국의 선택에 따라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의 커다란 균열과 충돌 우려 등 시련이 예상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선거는 2024년 첫 번째의 지정학적 분수령이 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둘러싼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양안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벼랑끝 전술과 긴장이 지속되고, 필시 더욱 심해질 것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총선 선거와 함께 진행된 11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 제1야당 국민당, 제2야당 민중당 등 주요 정당 모두 과반의 입법원(의회)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국민당은 전체 의석의 52석을 확보해 최다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됐다.
이어 민진당이 51석을 얻었고 민중당은 8석, 무소속이 2석을 가져갔다.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국민당은 14석을 더 얻었고 민진당은 10석을 잃었다. 대만 입법원의 정원은 113석으로, 지역구 입법위원 73석, 비례대표(지역무구분위원) 34석과 원주민 대표 6석(평지와 산지 대표 각각 3석)으로 구성된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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