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 아덴만에서 美 상선 공격 확인
반군 폭격한 미국 및 영국 선박 추가 공격 예고
지난해 6월 29일 노르웨이에서 촬영된 화물선 'M/V 지브롤터 이글'호.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습 이후 미국 상선을 직접 공격했다. 이들은 앞으로 미국 등 자신들을 적대하는 국가의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예고했다.
미 CNN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대변인을 맡은 야히야 사리 준장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홍해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아덴만에서 “여러 발의 대함 미사일을 사용해 미국 선박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목표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사리는 "예멘에 적대적인 행위에 가담하는 미국과 영국의 모든 선박은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동시에 후티 반군이 “미국과 영국의 공격에 필연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해 반드시 대응 및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15일 오후 4시 무렵 마셜제도 선적의 화물선 'M/V 지브롤터 이글'호가 지대함 탄도 미사일에 맞았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미국 해운사 이글 벌크 소유로 예멘 남부 아덴에서 남동쪽으로 177㎞ 떨어진 아덴만 해상에서 미사일에 맞았다. 중부 사령부는 후티 반군이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1발만 명중했고 인명피해나 심각한 손상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후티 반군이 최근 공격을 주고받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충돌하자 곧장 참전을 선언했다. 후티 반군은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20차례가 넘는 공격을 통해 사실상 모든 외국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지난달부터 다국적 함대를 구성해 홍해를 순찰하던 미국은 지난 12일 영국과 함께 예멘 내 후티 반군 거점을 공습했고 13일 추가 폭격을 가했다. 14일에도 예멘 서부의 호데이다 항구가 공습을 받았다고 알려졌으나 미 정부는 미국의 공격이 아니라고 밝혔다.
같은날 후티 반군은 홍해 남부에서 미군 구축함 '라분'함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군의 요격으로 명중시키지는 못했다.
한편 외신들은 15일 보도에서 2020년 기준으로 세계 2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안보 문제 때문에 홍해를 통한 LNG 운송을 일시 중단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카타르는 홍해 항로가 위험해졌다고 보고 아프리카 대륙 남단의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을 검토 중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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