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서 김정은 연설
"헌법에 평화통일 삭제하고, 대한민국 제1적대국"
경의선 단절·기념탑 철거·조평통 폐지 등 후속조치
"전쟁에 핵무기 동원해 징벌..대한민국 수복해 편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헌법에 평화통일을 삭제하고 우리나라를 ‘불변의 주적’이라 명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를 ‘적국’ ‘교전국’이라 규정한 것을 아예 헌법에 담아 대남 적대정책을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기구 폐지도 밝혔다.
1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에 나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은 해당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헌법에 있는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를 적국이라 법적으로 규정하자는 데 따라 남북교류·협력을 끊는 작업들도 주문했다.
그는 “북남교류 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는 경의선의 우리측 구간을 회복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하여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여야 하겠다”며 평양에 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도 지시했다.
거기다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기구인 조평통과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의 폐지도 결정됐다. 헌법 개정 추진과 별개로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 교전국 관계라 규정하며 대남정책을 방향을 뒤집은 데 따른 후속조치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해 헌법에 명기한 핵무력의 전쟁 억제 외의 ‘제2의 사명’으로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할 생각 또한 없다”며 “공화국은 핵무기가 포함되는 자기 수중의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하여 우리의 원쑤들을 단호히 징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은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끔찍하게 괴멸시키고 끝나게 만들 것이다.
미국에는 상상해보지 못한 재앙과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데 따라 무력통일도 헌법 개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