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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미세먼지 줄이는 신기술...연간 2만t 수준 저감

의외의 미세먼지 발생지 농경지...주범은 '비료'
깊이 묻는 '심층시비' 기술 개발...저탄소 신기술
올해 시범단지 9곳 적용...실증 후 보급 확산


농촌 미세먼지 줄이는 신기술...연간 2만t 수준 저감
농촌진흥청 신개발 심층시비기의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파이낸셜뉴스] 농촌진흥청이 농경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비료 신기술을 개발하고 보급에 나선다. 농촌이 가진 맑고 깨끗한 이미지와 달리 농업은 의외의 미세먼지 발생지기도 하다. 특히 작물 재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질소 비료는 암모니아를 뿜어내며 초미세먼지(PM 2.5)의 생성의 주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농진청이 개발한 '깊이 거름주기(심층시비)' 기술은 기계를 활용해 질소비료를 땅 속 깊숙이 묻어 연간 1만8000t의 암모니아 배출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농경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일 깊이거름주기(심층시비) 기술을 개발해 시범 보급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밭작물 유해 물질 발생 저감 실천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시범단지는 경기, 충북, 충남, 전북, 대구에 각 1곳, 강원과 전남에 2곳으로 총 9곳에 시범적으로 운용한다.

먼지 뿜는 비료...저감 기술 필요성↑
현재 농업 현장에서는 토양 표면에 비료를 뿌려 흙갈이를 한 후 토양과 섞는 방식으로 비료를 주고 있다. 대기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경우가 많은 만큼 비료의 질소 성분 약 14%가 암모니아로 배출된다. 뿌리와 먼 만큼 작물 흡수율도 낮아 이를 해결할 기술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질소 비료가 배출하는 암모니아는 미세먼지 생성을 촉매하는 9대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다. 공기 중의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를 만들어낸다. 2019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농업 분야에서 국가 배출량의 79.8%인 25만2444t을 배출하는 중이다.

무턱대고 질소 비료를 줄이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질소 사용량은 이미 2017년에 연간 21만6000t을 기록했다. 비료사용 농경지의 암모니아 배출계수는 1t 당 141.5kg으로 약 14%가 초미세먼지로 환원되고 있다.

한국환경농학회 학술발표에서는 논문을 통해 "온실가스 중 질소성 기체의 배출량은 농경지의 질소비료 사용량과 비례한다"며 "질소비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농업분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조언한 바 있다.

"깊이 묻는 것도 기술"...심층시비 보급
농진청이 개발한 심층시비 기법은 비료를 땅 속 깊이 묻어 뿌리와의 접촉을 늘리는 대신 대기로의 배출은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작물의 흡수율이 높아지는 만큼 질소비료의 절대적인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농진청은 지난해 깊이거름주기 장치(심층시비기)를 통해 토양 25~30cm 깊이에 표준량의 비료를 투입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논 10cm, 밭 15cm 이하 깊이에서 공기 차단해 비료 성분이 기체로 변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특히 농업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농업용 트랙터에 붙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급 활성화에도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진청은 해당 기술의 PCT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비료를 뿌린 뒤 흙갈이를 하고 난 이후에야 토양을 섞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쟁기작업과 동시에 비료 살포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현장 실증 연구에서도 작물별로 암모니아 저감 효과를 입증해 냈다. 1ha 당 배출되는 암모니아 양은 마늘의 경우 기존 17.2kg에서 4.5kg으로 74% 가량을, 벼의 경우 12.4kg에서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효과를 보였다. 연간 예상되는 암모니아 배출량 감소는 1만8799t에 이른다.

농촌 미세먼지 줄이는 신기술...연간 2만t 수준 저감
심층시비 개요 /사진=농촌진흥청
질소비료의 손실률도 14~20% 가량 줄어 절대적인 비료 사용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료의 질소 성분을 암모니아로 배출하는 대신 작물이 흡수하며 생산량은 오히려 마늘·양파 57%, 벼 9% 등으로 늘어났다. 농가 소득도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양파의 경우 57% 생산량 증대에 따라 10아르(a) 당 105만원 가량의 소득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농업 현장에서의 효율성도 개선했다. 현장 실증 연구 결과를 반영해 비료 투입량은 10a당 20~100kg까지 5단계로 조절이 가능하게 개발했다. 작업속도 역시 50마력의 중형 트랙터로도 시간당 20아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

심층시비 기술은 올해 전국 9곳의 시범단지를 통해 실증 사업에 들어간다. 현장 적용 확대로 심층시비 이용 기술 종합 및 체계화를 이룬 뒤 저탄소 농업기술 인증까지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정구복 농촌진흥청 기후변화평가과 과장은 “깊이거름주기는 암모니아 배출을 억제해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이 기술을 적용하면 비료 살포 과정이 단순해지고 농작물 생산량도 늘어 농업인 참여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