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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응급의료인 폭행에 '칼 빼든' 검찰 "엄정 대응"

대검찰청 "위급 상황 때 필요 조치를 받지 못하게 하는 중대 범죄"

소방대원·응급의료인 폭행에 '칼 빼든' 검찰 "엄정 대응"
이원석 검찰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4.01.15.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소방대원과 응급의료인에게 가해지는 폭력 행위에 칼을 빼들었다. 위급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 범죄인만큼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일산소방서를 찾아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위로할 예정이다.

대검찰청은 17일 구급·구조 소방대원, 응급의료인을 상대로 한 범죄에 대해 이같이 대응할 것을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인명 구조·구급활동을 하는 소방대원과 응급환자를 처치·진료하는 의료인은 위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는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고(故) 임세원 교수가 2018년 진료 도중 환자의 흉기에 참변을 당했고, 최근엔 강릉 지역 응급실에서 주취자의 폭력으로 업무가 마비되는 등 범죄는 끊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검이 공개한 소방청 통계를 보면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2020년 196건(주취자 168건)에서 2021년 248건(주취자 203건), 2022년 287건(주취자 245건), 2023년 244건(주취자 203건) 등 3년 연속 200건을 넘었다.

범죄유형도 폭력·상해, 기물파손, 성희롱·추행, 진로방해 등 광범위하다. 지난해 10월 서울서부지검은 “호흡이 곤란하다”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의식 확인을 위해 가슴을 누르자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휘두른 A씨를 기소했다. 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소방기본법’은 △위력을 사용해 출동 소방대의 화재진압·인명구조와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현장 출동·출입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 △출동 소방대원을 폭행·협박하는 행위 △소방장비를 파손하는 행위 등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형법상 감경 규정에 관한 특례’는 음주·약물 등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거나 감형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놨지만, 출동 소방대에게 이런 행위를 할 경우 적용받지 않을 수도 있다.

대검은 이에 따라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소방기본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의료법’ 등 법정형이 중한 특별법을 일반 형법상 폭행, 상해보다 우선 적용해 원칙적으로 정식기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방대원, 응급의료인에 대한 주취상태의 폭력은 주취감경(심신미약 감경)을 배제할 수 있는 특례규정을 적극 활용해 엄정히 처벌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대한 방해 행위로 구조·구급 또는 응급의료 기능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상습적·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사범은 구속 수사한다. 범행 수법, 피해 정도 등과 관련된 양형자료를 적극 제출해 중형을 구형함과 동시에 양형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고라면 항소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방대원, 응급의료인에 대한 폭력 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