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에 연재된 불륜 소재 웹소설 '본업과 주유'가 실제 모 지역 남녀 공무원의 실화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을 '본업'으로, 사실혼관계였던 남자친구를 '주유'라고 표현했다. 본업과 주유는 불륜상대였던 직장 동료가 카카오톡으로 대화할때 글쓴이의 남자친구와 글쓴이를 지칭했던 단어다. 내용은 절절했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소설 내용을 보고 불륜 주인공들을 모 지역 공무원들로 특정했다. 논란이 되자 현재 소설은 비공개 처리됐다. 소설 속 인물이 실제 인물이 맞다면 작가는 법적 제재를 받게 될까.
■명예훼손 처벌가능성은 '반 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통망법)은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는 경우 3년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작가가 웹소설을 올려 불륜사실이 알려지게 됐으므로 정보통신망법상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 수 있는지 쟁점이 된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우선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 있다. 웹소설이 대상자를 특정할 수 있게끔 작성됐고, 이러한 점을 볼 때 불륜사실을 공중에 알려 이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소설을 썼다고 보인다는 주장이다. 실제 인물로 특정된 사람들이 문제를 삼을 여지는 있다고 본다. 무죄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당 글로 관련 사실을 유추해야 하는데, 이는 작가각 글 초반에 소설이라고 밝혔으므로 비방의 목적이 없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피해자가 소설을 작성해 불륜 행위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받은 전례는 찾기 힘들다. 다만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할지라도 형법상 명예훼손으로는 처벌될 수 있다. 실무상 명예훼손 행위가 초범이고, 불륜의 피해자인 점을 감안할 때 보통 벌금형으로 처벌된다.
■명예훼손 인정되면 위자료 가능성도
만약 작가가 기소되고 법원이 이 글에서 명예훼손 혐의를 인정하면 좀 더 불리한 상황이 발생한다. 소설 속 주인공으로 특정된 실제 인물들은 작가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
보통의 명예훼손 위자료 청구 손해배상소송은 명예훼손의 정도와 경위 등을 고려해 배상금액을 확정한다.
형사상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민사법원이 인정하는 민사상 위자료는 형사상 내려진 벌금형에 1배에서 2배 사이의 위자료가 선고된다. 예를 들어 작가가 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면 민사손해배상으로 1000만원 정도의 손해배상이 인정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정음앤파트너스 임성수 형사전문변호사는 "명예훼손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구체적인 법정 공방과정에서 죄의 성립과 배상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웹소설을 바탕으로 명예훼손이 됐다는 이례적인 결과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실무상 피의자의 사정 등을 감안해 벌금 액수가 일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wschoi@fnnews.com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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