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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과도한 부에 과세하라" 슈퍼리치들의 요구

[파이낸셜뉴스]
"우리의 과도한 부에 과세하라" 슈퍼리치들의 요구
독일 화학그룹 바스프(BASF) 상속인 가운데 한 명인 오스트리아 국적의 마를렌 엥겔혼이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장 앞에서 "부자들에게 세금을 매기라"는 푯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전세계 억만장자 250여명은 17일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주요국 정부 지도자들에게 부유세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AFP연합

전세계 억만장자, 백만장자 250여명이 각국에 부자증세를 촉구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들 슈퍼리치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연례 세계경제포럼(WEF)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세계 주요국 정부 지도자들에게 초부유층에 높은 세금을 물리라고 요구했다.

'더 많은 세금을 내려는 자부심'이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이들은 "우리의 과도한 부에 과세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당신들이 간단한 요구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지난 3년간 같은 요구를 해왔다. 언제 이 극도의 부에 과세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우리에게 세금을 물릴 것을 요구한다"면서 "이렇게 해도 우리의 삶의 질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거나 우리 아이들의 삶이 박탈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들의 경제 성장이 훼손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부유층 과세가 소비 위축과 낙수효과를 줄여 경제 성장에 부정적이라는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서한은 대신 부유세가 투자를 늘려 경제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유세를 물리면 "극도의, 비생산적인 개인적인 부가 우리 공동의 민주주의 미래에 대한 투자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에 서명한 이들은 17개국 슈퍼부자들로 디즈니 상속인인 애비게일 디즈니, 시나리오작가 사이먼 페그, 미국 록펠러 가문 상속인 밸러리 록펠러 등이 포함돼 있다.

서한에 서명한 배우 브라이언 콕스는 "억만장자들은 그들의 과도한 부를 정치권력과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사용한다"면서 "이미 상당히 허송세월했다.
관리들이 이같은 돈과 권력의 집중에 대응하기를 거부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서한과 함께 공개된 세계 최고 부자들 일부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유층 상당수가 자신들에게 물리는 세율을 높이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부유층 2300여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4%가 증세에 찬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