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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입 신기록 세운 日, 한국인 700만명 '우르르' [김경민의 도쿄 혼네]

작년 방일객 소비액, 목표한 5조엔 훌쩍 넘겨
한국인 696만명으로 1위, 대만·중국인 합친 수보다 많아
관광객 물밀듯 오는데 현장에선 일손부족 아우성

관광수입 신기록 세운 日, 한국인 700만명 '우르르' [김경민의 도쿄 혼네]
일본 도쿄의 한 쇼핑가. 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박소연 기자】 일본이 처음으로 연간 관광 수익 5조엔을 돌파했다. 관광객 수는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이었지만, 소비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한국인이었다. 현지에서는 역대급 엔저(엔화 가치 하락)로 방일객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너도나도 일본으로, 관광수입 48조원

1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관광객의 여행 소비액은 합계 5조2923억엔(48조53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 내걸었던 연중 5조엔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관광객 수는 2506만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의 80%로 회복했다.

소비 목적별로는 숙박비가 가장 많았다. 관광객들은 숙박비에 1조8289억엔을 썼다. 이어 쇼핑비가 1조3954억엔이었다.

구성비로 보면 숙박비는 2019년 29.4%에서 지난해 34.6%로 늘었고, 쇼핑비는 34.7%에서 26.4%로 줄었다.

특히 호텔의 평균 객실 단가(ADR)가 상승하면서 지출을 끌어올렸다.

팰리스호텔 도쿄의 지난해 ADR은 전년보다 44% 상승한 9만1422엔이었다. 세이부·프린스 호텔 역시 방일객의 ADR는 2019년과 비교해 20% 올랐다.

관광수입 신기록 세운 日, 한국인 700만명 '우르르' [김경민의 도쿄 혼네]
지난 1월 3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 카운터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엔저에 한국인 700만명 日쇼핑

방일객의 1인당 여행소비액 평균은 21만2000엔(193만원)으로 2019년보다 5만3000엔 늘었다.

엔저 효과도 크다. 방일객의 소비액을 연간의 평균 환율로 환산하면 2019년엔 440억달러를 썼지만, 지난해는 약 380억달러 미만으로 '값 싼' 일본 여행이 된 것이다.

현지 신문들은 쇼핑보다 체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내 서비스와 상품 가격이 저렴해졌다"며 "일본 체류 일수가 늘어나 숙박과 레저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총 695만8500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가장 많은 숫자로 2019년보다 24.6% 증가했다. 2위 대만인(420만2400명)과 중국인(242만5000명)을 합친 수보다 한국인이 더 많았다.

관광수입 신기록 세운 日, 한국인 700만명 '우르르' [김경민의 도쿄 혼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일할 사람 없어서 손님 못받을 지경

방일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숙박업계는 필요한 인력의 20% 이상이 부족, 모처럼 맞은 관광 수요를 실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숙박업계 구인 건수는 지난해 11~12월에 2개월 연속 전년 대비 20% 증가한 2만8000건 이상 올라왔다.

일손 부족 때문에 손님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시즈오카현 누마즈시의 여관은 연말연시 70%만 손님을 받았다.

지방의 관광지에서는 도쿄를 웃도는 시급으로 일손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홋카이도 니세코쵸의 구인 평균 시급(전직종)은 1524엔으로, 도쿄(1434엔) 보다 90엔 많았다. 온천으로 유명한 가나가와현 하코네쵸도 1503엔을 기록했다.

기술로 인력을 대체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하코네 호텔 코와쿠엔'은 이름 등 고객 정보를 입력하면 카드키가 발급되는 자동체크인기를 도입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