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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ECB 총재, 올 여름 유로존 금리 인하 시사

미 금리 인하 여부,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도 '뜨거운 소재'

라가르드 ECB 총재, 올 여름 유로존 금리 인하 시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왼쪽)가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만나고 있는 모습.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르면 올 여름에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귀띔하면서 데이터도 계속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2%를 물가 목표로 잡고 있다.

유로존의 물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2.9%를 기록하며 지난 2년 중 최저를 기록한 11월에 비해 0.5%p 올랐다.

현재 시장에서는 ECB가 금리를 6차례에 걸쳐 1.57%p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것은 유럽의 경제가 둔화가 유력한 것을 가정한 것에서 나오는 것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ECB가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라가르드는 시장에서 금리 인하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는 것에도 경고를 날렸다.

그는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은 ECB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CB의 물가 목표인 2%를 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이 같은 수준을 자신있게 유지될때까지는 서둘러 승리를 선언하는 것에는 신중할 것임을 드러냈다.

라가르드는 “우리는 2025년이면 인플레이션 2%로 돌아올 것이라는 신빙성이 있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아직 개선될 것이 있다”며 임금과 순익마진, 에너지 가격, 공급망 등 여러 경제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6.4%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3·4분기 임금상승률은 전분기 보다 5.4% 올라 이것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ECB는 홍해 지역 상선 통과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이것이 글로벌 공급망에까지 타격을 줄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아시아에서 지중해로 수송하는데 소요되는 운임은 올해초에 비해 약 3배 오른 상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 여부가 최대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전쟁과 기후, 인공지능(AI)이 이번 포럼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지만 연내 미국의 금리 인하 실시 여부가 가장 뜨거운 소재라고 보도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크게 오른 상태다.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 3회 이상을 예상하고 있는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너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올해 금리 인하 4회, 내년에 5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앤 월시는 야후파이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 둔화로 가벼운 침체가 예상된다며 연준이 금리를 여섯차례는 내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