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문 고장나 100분동안 '극심한 공포'
증상 제때 치료 안하면 수년간 지속될수도
SNS에서 회자되고 있는 인도 스파이스젯 승무원의 편지(오른쪽). 승무원이 비행기 화장실에 100분 가까이 갇힌 승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필로 썼다. 사진=엑스(옛 트위터)
[파이낸셜뉴스] 인도 뭄바이에서 벵갈루루로 가는 비행기에 탄 한 승객이 화장실 문이 고장 나는 바람에 도착할 때까지 갇히게 된 일이 벌어졌다. 좁은 비행기 화장실에 갇혀 심각한 폐쇄공포증에 빠진 이 남성을 안심시키기 위해 승무원이 건넨 자필 편지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륙과 동시에 화장실에 갇힌 승객
17일 디지털타임즈는 더 타임즈 오브 인디아 등 외신을 인용해 지난 16일 새벽 2시 인도 항공사 스페이스젯이 운행하는 SG-268편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남성 승객이 이륙 직후 화장실에 갔다가,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아 도착할 때까지 약 100분동안 화장실에 갇혀 있었다. 화장실 문은 잠금장치가 고장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승객이 볼일을 마친 후 화장실 문을 열려고 했지만 고장 난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승무원들이 달려와서 힘을 합쳐 열어봤지만 실패했다.
아무리 해도 문이 열리지 않자 승무원들은 엔지니어의 도움 없이는 고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100분 가까이 비행기 화장실에 갇혀 있게 된 이 남성은 극히 좁은 공간에 갇혀 심각한 폐쇄공포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때 한 승무원이 갈색 종이에 승객을 안심시키기 위한 편지를 적어서 화장실 문 아래를 통해 밀어 넣었다. 이 편지에는 “선생님, 우리는 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열 수 없었습니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몇 분 후에 착륙할 예정이니 변기 덮개를 닫고 그 위에 앉아서 몸을 고정하십시오. 문이 열리자마자 엔지니어들이 올 것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마침내 비행기는 새벽 3시42분에 벵갈루루의 켐페고다 국제공항(KIA)에 착륙했고, 남성 승객은 엔지니어들에 의해 화장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정신적 충격으로 힘들어하던 이 남성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다.
스파이스젯 측은 “항공기 화장실 도어가 오작동 상태였다. 여행 내내 승무원은 승객에게 도움과 안내를 제공했다. 도착하자마자 엔지니어가 화장실 문을 열었고 승객은 즉시 의료 지원을 받았다. 승객에게는 비행기 값을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막힌 공간에서 느끼는 폐쇄공포증
한편, 폐쇄공포증이란 엘리베이터나 비행기 등 좁은 공간이나 자동차안 등 막힌 공간에 혼자 있게 되면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이다. 밀폐된 장소에서만 공포감이 찾아오므로 이를 못 느끼는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우울증이나 공황발작 등의 증상도 함께 동반하기 때문에 증상을 무시하거나 그냥 방치하면 안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불안한 생각이 들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진땀이 나기도 하며, 진정하려고 애써봐도 심장이 쿵쾅거리고 숨이 가빠지는 등 극심한 두려움을 호소한다. 증세가 심하면 발작을 일으킬수도 있다.
이러한 폐쇄공포증 증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증상이 수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발견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우울제 등 약물 치유를 받아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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