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 / YTN 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전 제주유나이티드FC 축구선수 유연수가 음주운전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가해자는 지금까지 사과 한 마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수는 최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랙'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만취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 마비
지난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40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유연수, 김동준, 임준섭과 트레이너 등 5명이 탄 차량이 A씨(35)가 운전하던 차량에 들이받혔다.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인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유연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1년여 재활 치료를 했지만 회복하지 못한 그는 지난해 11월 은퇴했다.
유연수는 사고를 당했던 당시에 대해 "시끄러워서 일어났는데 가슴 밑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꿈인 줄 알았다. 흉추가 부러져 있는 상태인데 고통도 못 느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구급차에 탄 순간부터 등에서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30분 가량 통증을 느끼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깼는데 중환자실이었다"라고 했다.
유연수는 "주치의 선생님이 엄마와 얘기하는 걸 들었다. 평생 누워있든가 휠체어를 타야 된다고 들었다"라며 "엄마는 울고 계시는데 저는 아무렇지 않게 했다. 제가 같이 울면 엄마가 더 슬퍼하실까 봐"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해자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다"
이에 MC 유재석은 "가해자를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유연수는 "지금까지도 (가해자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 재판에서는 저희에게 사과를 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사실 어떻게든 사과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라며 "정작 저희 부모님, 저, 변호사님, 구단 관계자님은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와서 무릎 꿇고 사과했다면 받아줄 의향이 있었는데, 화가 나더라"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분노 유발자는 음주운전자만이 아니었다. 유연수에 따르면 그가 선임했던 변호사가 재판 당일에 나타나지 않았다. 유연수는 "(변호사 측에) 전화를 했더니 '한번 찾아볼게요' 하더니 연락이 없었다. 첫 재판은 안 가도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변호사마저 첫 재판 불출석.. 구자철이 도움 줘
곤란했던 당시, 유연수를 도와준 사람은 구자철 선수였다. 유연수는 "재판 당일 구자철 형 변호사님이 부모님께 연락해 가도 되겠냐고 물어보셨다. 한 명 보다는 두 명이 나을 거라고"라며 "구자철 형 변호사가 안 갔으면..재판에서 제가 일반상해 전치 32주 환자로 돼 있었다. 저는 지금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데"라고 했다.
현재 기존의 변호사는 해임됐고, 구 선수 변호사가 무료로 재판을 담당하고 있으며 추가 비용은 구 선수가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유연수의 축구선수 생명을 앗아간 음주운전 가해자 A씨에 대해 제주지검은 지난해 12월 14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명령,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 등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외에 지난해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 준강제추행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진행될 예정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