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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메데인, 외국인상대 범죄 기승

[파이낸셜뉴스]
콜롬비아 메데인, 외국인상대 범죄 기승
콜롬비아 메데인이 안전한 도시라는 이미지 구축에 들어갔지만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31일(현지시간) 메데인에서 열린 유엔 국제실종자기념일 행사 도중 한 시민이 사라진 사람을 기리는 꽃으로 장식된 형상에 촛불을 놓고 있다. EPA연합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코카인 왕국이 자리잡았던 콜롬비아 제2 도시 메데인에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11~12월 두 달 사이 데이트앱에서 소개받은 이성을 만나기 위해 메데인을 찾았던 미국인 8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에스코바르의 마약왕국이 번성하던 1990년대 전세계 살인 수도로 악명이 높았던 메데인은 지난 30년에 걸친 범죄 소탕 속에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1년 내내 봄인 상춘기후를 자랑하는 메데인은 끝없이 펼쳐진 수풀이 아름다운 곳으로 범죄율까지 급격히 떨어지면서 팬데믹 이후 이국적인 생활을 원하는 디지털방랑족(노마드)의 성지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콜롬비아는 메데인 살인율을 지난 30년간 97% 떨어뜨렸고, 팬데믹 이후에는 디지털노마드를 끌어들이기 위해 관련 비자도 발급하기 시작했다.

관광수요가 늘면서 에어비앤비 같은 주택임대 사이트에 올라온 임대주택이 지난 4년 사이 2배 가까이 폭증한 7000채로 늘었다. 메데인 고급 주택지인 엘포를라도 지역의 경우 이 기간 임대료가 3배 폭등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늘어나자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함께 늘었다.

이들이 외국인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은 외국인들이 범죄를 당해도 신고를 꺼리기 때문이다.

미국, 메데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메데인을 찾는 외국인들은 밤에 마약이 넘쳐나는 파티와 성매매를 찾는 경우가 많다. 범죄에 노출될 위험을 스스로 자초하는 셈이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콜롬비아 주재 미 대사관은 이달 온라인 데이트앱을 통해 콜롬비아 현지인을 만나려 하는 미국인들에게 주의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