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정원 박람회장 인근 선정
"소통없이 일방적 추진" 주민 반발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순천=황태종 기자】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룬 전남 순천시가 박람회장 인근 시 부지에 쓰레기 처리시설 건립을 두고 주민들의 강력 반발에 부닥쳤다. 오는 2030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후보지 인근 주민들이 행정 소송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순천시의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21일 순천시에 따르면 정부에서 지난 2021년 7월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수도권지역은 오는 2026년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은 2030년부터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된다. 다만 소각 또는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협잡물과 잔재물은 매립이 가능하다.
순천시 관계자는 "쓰레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로 새로운 공공자원화시설은 반드시 건립돼야만 한다"면서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쓰레기 문제 해결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도시 순천의 위상을 견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지 인근 주민들을 "뉴스를 보고 후보지 결정 사실을 알았다"면서 "순천시와 입지선정위원회가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원과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 등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설 지하화에 따른 화재 및 안전사고 위험성과 햇빛 차단으로 인한 근로 환경 악화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전남도에 주민감사청구를 접수한 가운데 오는 3월 12일까지 도에 제출할 순천시민 150명의 서명부를 준비하고 있으며, 순천시에는 시민대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또 순천시가 계획대로 입지 선정 및 입지결정·고시를 강행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처분 관련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순천에선 매일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 118t 등 약 220t의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왕지매립장은 매립률 92%의 포화상태로 최장 2031년까지만 이용 가능하며,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주로 처리하는 주암자원순환센터도 오는 2029년 6월이면 운영이 만료돼 새로운 공공자원화시설 건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순천시는 '폐기물처리시설 촉진 및 주변지역자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2년 12월 독립기구인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위원회는 지난해 6월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연향들 일원 시유지(5만1700㎡)를 건립 최적 후보지로 선정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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