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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임신 중 성병 옮긴 남편...이혼할 수 있을까[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배우자 성병 입증은 까다로워
잦은 유흥업소 출입 등의 사유만으로도 이혼 인정 가능

둘째 임신 중 성병 옮긴 남편...이혼할 수 있을까[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A씨는 둘째를 임신했을 때 병원에 정기 검진하러 갔다가 성병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남편이 유흥주점에서 성매매를 통해 성병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최근 남편은 거래처와 만난다는 핑계로 유흥주점을 자주 드나들었다. A씨가 남편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하고 싶어 한다는 사연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전해졌다. A씨가 이혼 소송을 내면 과연 손해 없이 남편과 갈라설 수 있을까.

성병 귀책사유 입증 가능성은 희박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들은 A씨의 이혼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이려면 증거 제시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다만 물증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성병의 귀책사유가 남편에게 있는지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정행위를 뒷받침하는 물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기타 연락한 정황과 그 대화 내용 △성매매일 경우 해당 유흥업소의 성격과 구체적인 예약 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을 방문했다고 볼 수 있는 영수증이나 계좌이체 내역 등의 자료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자료를 내도 상대방이 반박하면 논란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 법정에서 실제로 성병 귀책 사유를 두고도 논란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논란의 내용만으로는 실제 이혼소송시 이혼 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유흥업소 출입 등은 유책사유 가능
배우자의 잦은 유흥업소 출입과 빈번한 해외 출장 등의 사유가 혼인관계 파탄의 유책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유흥업소 잦은 출입 등 혼인관계의 바탕이 되는 신뢰가 훼손될 수 있는 사정 △신뢰관계 훼손으로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정 △해외에 장기체류에 대해 정당화할 사유가 없는 점 등이 있다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혼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

A씨 사례에서 유흥업소의 잦은 출입과 성병의 감염, 신뢰관계의 파탄이 인정될 경우 A씨는 1000만원 이상의 위자료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법무법인 지함 이지훈 대표변호사는 “상대방이 계속 부인한다면 성병의 발생을 배우자 유책 사유로 증명하기는 대단히 까다롭다"면서 "다만 배우자가 유흥업소에 자주 출입했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신뢰관계 훼손 등의 이유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