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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10년 만에 자산 3배로… 印尼 TOP10 은행 꿈꾼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직원 1600여명 중 한국인은 9명
적극적인 현지화로 영업기반 강화
올 고성장 車할부금융 영업 확대
모바일뱅킹 중심 디지털화 속도

합병 10년 만에 자산 3배로… 印尼 TOP10 은행 꿈꾼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우리소다라은행 임직원들이 인니 현지 'TOP 10'은행 도약을 약속하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우리은행 인니법인과 현지 상장은행 소다라은행이 합병한 뒤 10년만에 자산이 3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우리소다라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전용기 기자】 인도네시아 금융 중심지 자카르타 수디르만지역에 위치한 '트레저리 타워(Treasury Tower)'. 이곳 26층과 27층에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우리소다라은행이 입점해 있다. 지난해 연말 찾은 우리소다라은행 입구에는 '인포뱅크(Infobank)' 매거진 선정한 '28년 연속 최우수 은행'을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인포뱅크지는 지난 1979년에 창간한 인도네시아 최고 권위 금융전문지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1995년 이후 28년 연속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돼 '크라운(Crown) 트로피'도 수상했다. '크라운 트로피'는 25년 이상 연속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된 은행에 수여하는 것으로 인니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에선 우리소다라은행이 유일하게 수상했다.

이처럼 우리소다라은행은 업력과 실력을 바탕으로 인니에서 명실상부한 한국계 NO.1 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2014년 12월 우리은행 인니법인과 100년 역사의 현지 상장은행 소다라은행이 합병해 탄생했다. 대한민국 금융 역사상, 해외상장 은행을 인수·합병한 첫 사례다. 합병 10년 만에 자산이 3배 이상으로 성장해 합병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됐다는 분석이다.

안정균 우리소다라은행 상무는 "현지 직원들에 대한 확실한 성과 보상 및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의 균형적인 성장전략을 적극 시행한 것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성공요인을 크게 △소매금융 집중 영업 △영업 요지에 네트워크 신설 △적극적인 현지화 정책 등을 꼽았다.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역발상으로 소매금융 강화하는 한편, 전담 리스크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건전성·리스크 관리에 힘썼다. 연금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연금대출과 직장인 신용대출 강화하고 영업 요지에 네트워크 신설 등 전략적 채널링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또한 기업투자금융(CIB)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것은 물론 기업금융 전문 인력 육성과 동시에 외부 채용도 시행했다.

적극적인 현지화 정책도 뒤따랐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인니 전역에 160여 개의 영업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직원 99%가 현지인들로 구성됐다. 전체 약 1600명에 달하는 직원 중 한국인은 9명에 불과하다. 사내이사 6명 중 현지인이 4명이고 사외이사 4명 중에서도 현지인이 3명에 달한다. 때문에 인디 시장의 특수성을 잘 반영해 타 은행보다 빨리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게 자체 판단이다. 실제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 공무원 및 군인 연금공단과 협약해 연금 지급은행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무원 연금대출 (KUPEN)과 직장인 신용대출(KUPEG)을 바탕으로 한 개인 리테일 금융 영업기반이 보다 빠르게 뿌리 내리고 있다.

안정균 상무는 "기업금융부문과 개인금융부문이 5:5로 잘 조화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고, 이는 현지 은행들도 부러워하고 있다"면서 "보다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과 지원·투자로 한국계 대표은행을 넘어 현지 'TOP 10'은행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우리소다라은행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바로 자동차 할부금융이다. 상품 개편 출시, 프로세스 개선, 인력 및 조직 확대 등을 시행한 결과 지난해 연말, 2022년 대비 취급건수 및 취급 금액이 10배 이상 성장했다. 향후 자동차 할부금융영업을 우리소다라은행의 대표 상품 중 하나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다.
디지털금융도 역점 분야다. 특히 모바일뱅킹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 제공은 물론 고객들의 니즈에 맞춘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면 비대면화를 최종 목표로 두고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안정균 상무는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공급망의 탈 중국 움직임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 공장 설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역이 됐다"면서 "역사적으로 갈등이 많던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에 호감이 높아 한국 기업의 성장 가능성 또한 큰 만큼 금융업계도 충분히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