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방공무원 채용방식 개선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오는 2027년 소방공무원 채용시험부터 남녀가 동일한 기준으로 체력시험을 치른다. 체력시험 종목도 '소방호스 끌고 달리기' 등 직무 특성을 반영한 종목으로 개편된다. 체력시험 기준이 동일해지면 여성 합격자가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소방청은 소방공무원의 직무 특성상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소방청은 2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신규 소방공무원 선발·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소방청은 2022년부터 채용방식 개선을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체력·면접시험 방식을 변경했다.
소방청은 2027년 채용시험부터 남녀 간 동일한 기준으로 체력시험을 평가할 예정이다. 소방공무원의 현장 직무 특성상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체력시험의 경우 기존의 기초체력 위주 6개 종목(△악력 △배근력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앉아윗몸굽히기 △왕복오래달리기)에서, 소방 직무 특성을 반영한 '순환식 5개 종목+왕복오래달리기'으로 종목 변경을 추진한다.
순환식 종목은 동작분석을 통해 소방업무에 필요한 근력과 근지구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계단오르내리기 △(소방호스)끌고 당기기 △중량물 운반 △인명구조 △장비 들고 버티기 등으로 구성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화재진압, 인명구조, 응급환자 이송 등 소방임무 수행 중 자주 접할 수 있는 상황·동작을 기반으로 마련했다"며 "현재 미국과 영국, 독일, 호주 소방에서는 체력시험에 남녀 동일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소방관 체력평가의 남녀 기준이 동일해지면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전체 소방관 중 여성 비율은 10.4%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소방청은 "소방의 신규채용 선발시험은 남녀를 구분해 실시되고 있으며, 일부 전문분야 경력채용의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채용하고 있다"라며 "남녀 분리채용 방식은 유지할 계획. 향후 통합채용 방식으로의 전환은 성별에 따른 유리·불리한 점까지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소방청 제공
소방청은 2022년 법령개정을 통해 체력과 면접시험 점수 비중을 크게 늘렸으며 2023년부터 이를 적용했다. 공개경쟁채용시험의 최종합격자 선정에서 기존 체력 15%, 면접 10%의 반영비율을 체력 25%, 면접 25%의 비율로 상향했다.
또한 지난해 재난현장에서의 협업능력과 소방직무 특성을 검증할 수 있는 '종합적성검사'를 도입했으며, 종합적성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응시생을 관찰·평가하는 '구조화면접기법'을 적용했다.
현장에 강한 소방관 양성을 위해 신임소방공무원의 교육훈련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소방청은 신규임용자 교육기간을 19주에서 24주로 확대하고 실제 재난현장에서 적응성 높은 실무형 커리큘럼으로 전환해왔다.
교육수료를 위한 성적 기준을 상향하고 교육성적이 우수하더라도 소방직무에 적격하지 않은 경우는 졸업을 유예하는 '졸업 사정제'를 도입했다.
또한 현재 24주인 신임교육 기간의 점진적 확대도 검토 중이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인재선발 방식 개선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적 요건을 필요로 하는 소방공무원의 직무 특성상 적합한 인재를 채용·양성하고자 하는 의지"라며 "앞으로도 국가정책 및 시대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방정책을 발굴·개선하고 고품질 소방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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