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숙박업 중심 연체율 급증
5%대 넘어선 대출금리도 한몫
PF 부실 우려로 회사채 양극화
中企 대출수요지수 3배 '껑충'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도가 올해 1·4분기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크게 뛰고 5%대를 넘어선 대출금리에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면서다. 높은 신용위험에도 대출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2금융권은 여신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문턱을 더 높일 전망이다.
■연체율 뛰고 이자부담 늘고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1·4분기 신용위험지수(종합)는 31로 지난해 4·4분기와 동일했다. 해당 조사는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진행됐다. 지수가 양(+)이면 '증가(신용위험·대출수요)' 또는 '완화(대출태도)'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대출 주체 중에서 신용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가계와 중소기업으로 나타났다. 1·4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8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 2022년 1·4분기 14에서 1년 후 25로 상승한 뒤 지난해 3·4분기부터 줄곧 28을 유지하며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위험은 건설업과 숙박음식점 등 일부 업종과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건설업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0.33%에서 지난해 9월 말 0.76%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숙박음식업은 같은 기간 0.24%에서 0.89%로 3배 이상 급등했다.
가계의 신용위험 역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로 올해 1·4분기에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금리는 2021년 말 3.01%에서 지난해 11월 말 5.08%까지 올랐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6%에서 0.39%로 뛰었다. 이에 1·4분기 가계부문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8로 2년 전(17)보다 10p 넘게 올랐다.
■여신 건전성 관리 나선 비은행권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이지만 기업과 가계의 대출수요는 여전하다. 우선 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돼 대출 수요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건설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업종의 부실 우려로 회사채 시장의 업종 간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크다. 1·4분기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25로 전분기(8)보다 3배 넘게 올랐다.
가계도 오는 1·4분기 대출수요지수(8)가 전분기(6)보다 상승했다. 특히 주택 대출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 관측이 더 강해졌다. 분양 및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가계 일반대출도 경기회복 지연, 높은 금리 수준 등으로 지난해 4·4분기(-6), 감소 전망 우위에서 오는 1·4분기(0)에 중립 수준까지 올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1·4분기 대출자들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봤다.
업권별로 상호저축은행(41), 상호금융조합(44), 생명보험회사(23), 신용카드회사(13)에서 모두 1·4분기 신용위험지수가 중립 수준(0)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비은행권의 1·4분기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생명보험회사(2)를 제외한 저축은행(-25), 상호금융조합(-29), 신용카드회사(-6) 등 나머지 업권의 대출태도지수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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