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매시간 바다 밑에서 떠오르는 거대 부처상 검토 중
울산 기독교 단체, 환경 훼손하며 관광상품 만드는 것은 반대
종교 간, 시민 간 갈등만 부추겨..사업 철회 요구
울산 대왕암공원 앞바다에 울산시가 수면에서 매시간 떠오르는 거대 부처상을 건립하기 위해 관련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울산지역 기독교 단체가 반발하며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부처상 설치가 검토되고 있는 울산 대왕암공원. 울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왕암공원에 울산시가 거대 부처상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기독교계가 반발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울산 동구 기독교연합회는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왕암 앞바다 한가운데 특정 종교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하는 사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이런 발상은 관광상품으로서의 적격성을 따지기 이전에 지역에서 종교 간, 시민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동구 기독교연합회에 따르면 울산시는 대왕암공원 앞바다에 거대 불상을 건립해 매시간 마다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0월~올해 4월 울산연구원과 '역점신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왕암공원 앞바다에 거대 부처상을 띄우는 사업을 포함해 천주교 성지순례길 조성, 세계 최대 성경책 전시 등이 용역 내용에 포함돼 있으며 관련 용역비는 5억원 가량이다.
울산 동구 기독교 연합회 회장 지광선 목사가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 대왕암 부처상 설치 반대와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최수상 기자
울산 동구 기독교연합회 회장인 지광선 목사는 이날 호소문을 통해 "대왕암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조형물을 설치하겠다는 소식에 심히 걱정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다"라며 "김두겸 울산시장님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하며 모든 계획과 사업을 철회해 달라"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결정된 사항이 없다"라며 "추후 전문가 자문회의와 관계자 의견 수렴, 사업성 및 소요 예산 분석 등을 거쳐 4월께 용역을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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