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특구 준비 박차 가하는 김두겸 울산시장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에 행정력을 집중
반도체·이차전지·데이터센터 유치 자신
다운동 그린벨트 해제로 특구 조성 탄력
문화·체육·관광 등 강화 '꿀잼도시'실현
실질 지방시대 위해 조세권 등 이양돼야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23일 지방시대 특구 준비와 '꿀잼 도시' 조성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연초 한덕수 국무총리가 담당 공무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극찬한 울산 '현대자동차 전기차(EV) 신공장의 신속한 인·허가 처리' 사례는 공무원의 충실한 임무 수행도 빛났지만 김두겸 울산시장 탁월한 시정 운영이 빚어낸 성과였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이끄는 민선 8기 울산시의 정책 목표는 '울산의 이익 극대화'와 계속되는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극복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일자리 창출'이 중심이어야 한다. 기업의 투자유치를 끌어내려면 규제완화 등 이윤 창출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김 시장의 생각이었다. 그 결과는 울산의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인구 증가로 나타났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2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장 뿌듯한 성과로 울산 총인구의 증가를 꼽았다. 지난해 9월 인구 감소세를 멈추고 증가세로 돌아선 뒤 약 4개월 동안 1067명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남권 5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인구가 늘어난 곳은 울산이 유일했다. 김 시장은 "취임 이후 한 달 평균 1조원에 이르는 총 16조원 대의 기업 투자 유치를 달성했고 울산의 고용률도 60.7%로 11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라며 "취임할 때 부자 도시, 청년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던 약속을 잘 지키고 있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올해 첫 해외 사절단을 이끌고 최근 10일간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했다. 이번 미국 방문 또한 울산시가 추구해야할 미래 산업의 방향과 정책 수립을 위한 발 빠른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발상으로 주목 받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갑진년 한 해를 어떻게 이끌어 것인지 그 생각을 들어 봤다.
―올해 핵심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지난해처럼 계속해 기업 투자가 이어지도록 지속 가능한 투자 기반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울산 주도로 발전소 지역 전기요금을 싸게 하는, 이른 바 전기요금 차등제를 위한 '분산에너지특별법'이 제정돼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시행 즉시 울산이 첫 분산에너지 특구가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구가 되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직거래할 수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같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울산으로 몰려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울산은 산업단지가 많아 전력 수요와 공급이 균형적이다. 현재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위한 세부 법령 수립도 산업부를 도와 울산이 주도하고 있다. 산업부 동향을 살펴보니 울산이 가장 먼저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시가 추진 중인 도심융합특구는 어떻게 되나
▲현 정부의 균형발전 핵심 정책은 도심융합특구,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문화특구 등 '지방시대 4대 특구'이다. 도심융합특구는 판교 테크노파크처럼 특정 산업의 산학연 기관을 집중시키고 주거, 교육, 문화공간을 갖춘 신도를 조성하는,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드는 사업이다. 울산은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돼 KTX역세권과 다운동 테크노파크 일대에서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다운동 일대의 그린벨트가 해제돼 탄력을 받고 있다. 다운동은 '탄소중립 특화단지'로 조성되면 기업과 인재가 몰리는 울산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이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의 이전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세금감면과 규제 특례가 제공된다. 수소와 이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KTX역세권, 미포지구, 장현산단 등에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기업을 유치해 오는 10월 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교육발전특구와 문화특구를 위해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에 더욱 힘 쏟을 것이다.
―소극적인 정부의 권한 이양은 걸림돌이 되지 않는가
▲지방시대를 열고자 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느끼는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정부의 권한 이양 문제다. 지방이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국토이용권, 조세권, 자치권 등이 이양되어야 한다. 먼저 기업 유치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인데 부분적으로 권한이 확대돼 울산 다운지구가 첫 해제지가 됐지만 아직 전면 해제는 되지 않았다. 조세권은 중앙에 결속돼 있다. 소득세, 소비세, 법인세 같은 주요 세원이 중앙에 집중돼 있어 항목을 지방세로 이전하거나 지방교부세 확대,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등 실질적인 지방정부 조세권 확대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지방정부가 직접 행정 계획을 세우고 인력을 구성하도록 자치계획권이나 자치조직권 확대도 절실하다.
―'꿀잼 도시' 실현을 위한 올해의 계획은?
▲'꿀잼 도시' 만들기의 신호탄은 지난해 부활한 '울산공업축제'이다. 이를 계기로 '노잼 도시'가 아닌 '꿀잼 도시'라는 입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다. 울산 시민 70만명이 참여하면서 성공적으로 부활한 울산공업축제는 가장 울산다운 축제라는 평가를 얻었다. 축제에 대한 시민 만족도 조사 결과를 살펴 올해는 장점을 더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해 명실상부한 울산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시킬 것이다.
꿀잼 도시를 위해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공공체육시설 강화에도 힘쓸 것이다.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했다. 인구 6만의 소도시인 기타히로시마의 '에스콘필드 야구장'은 호텔, 온천, 식당을 갖춘 복합 문화·관광·체육시설인데, 개관 8개월만에 야구 관람객 200만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현재 울산의 주요 체육시설인 축구장과 야구장 등은 경기가 열리는 몇 안 되는 날을 제외하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문수야구장에 유스호스텔을 문수테니스장은 다목적 구장 등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체육 분야의 재미와 성장 동력을 추구할 것이다. 이외에도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축제,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시니어축제 등 시민의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문화 행사를 더 다채롭고 수준 높게 만들어 갈 것이다.
또 울산은 랜드마크가 될 태화강 위 오페라하우스 건립도 공모전을 통해 디자인을 확정하는 등 순항 중이다. 설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 또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됐다. 더욱 더 반련 동물 관련 관광을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다 기업현장투어, 울산박물관 산업사 전시실 리모델링, 지역 특화 전시회 등 울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산업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