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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기업 체감경기, 날씨만큼 춥다

건설업 부진 여파… 11개월來 최저
全산업 BSI 69… 4개월만에 하락
비제조업, 3년4개월 만에 최저치

연초 기업 체감경기, 날씨만큼 춥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플라스틱 가공품 매출이 늘고 화학제품의 수익성이 회복되는 등 제조업이 선방했으나 침체된 건설업 경기에 비제조업이 3년4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탓이다.

■플라스틱·화학제품에 살아난 제조업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실적BSI는 69로 4개월 만에 하락했다. 지난해 2월(69)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우선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71로 전월에 비해 1p 상승했다. 지난해 8월(67)부터 10월(69)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11월과 12월 모두 70을 기록한 뒤 이달부터 다시 상승전환했다. 다음 달 전망지수는 71로 전월에 비해 2p 올랐다.

구체적으로 보면 플라스틱 가공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고무·플라스틱이 14p 상승했다. 1차금속이 8p 올랐고 화학물질·제품이 5p 상승했다. 반면 기계·장비는 전월보다 2p 하락했다. 반도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영상·통신장비도 전월과 동일한 73으로 나타났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메모리 감산효과와 가격 회복,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이달 실적에 바로 반영되지 않고 전망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매출BSI는 2p 상승한 78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전환했다. 내수판매(78)와 수출(80)이 모두 4p 상승한 결과다.

2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2p 오른 71로 집계됐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5p), 내수기업(+4p)은 상승했으나 대기업(-1p), 수출기업(-1p)은 하락했다.

■건설업 4개월째 하락… 비제조업 ‘울상’

비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6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62)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저치다. 하락폭도 지난해 10월(-6p) 이후 가장 컸다.

황 팀장은 "건설업 등 비제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건설업은 수주감소나 PF사태로 인한 시장 조달 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실적과 전망이 모두 좋지 않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설업은 지난해 9월(68) 이후 이달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하며 이달 58까지 떨어졌다.
건설 설계용역 발주가 감소하면서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도 7p 하락한 68로 집계됐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0.1p 상승한 91.5로 집계돼 7개월 만에 상승전환했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여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93.4로 전월보다 0.1p 상승하며 지난 2022년 12월(93.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