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53에 감정 조절 어렵다" 호소
정신과 의사 속여 허위진단서 발급
법원, 병역기피로 집행유예 2년 선고
사진=원창연 유튜브 캡처
[파이낸셜뉴스] 축구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이자 전직 프로게이머인 원창연 씨(32)가 병역 기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씨에게 사회봉사 120시간도 함께 명했다.
원씨는 지난 2020년 5월과 12월 정신과 의사를 속여 발급받은 허위 진단서를 인천병무지청에 제출해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으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원씨는 2011년 최초 병역판정 검사와 5년 뒤 재검사에서 피부 질환으로 현역 입소 대상인 신체 등급 2∼3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그는 2018년 병역 처분 변경을 신청해 과체중으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4급 판정을 받았다.
조사 결과 원씨는 정신과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체중이 아닌 정신 질환으로 4급 판정을 받으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더라도 군사 소집교육과 예비군 편입이 면제되는 점을 노린 것이다.
원씨는 정신과 의사에게 "감정 조절이 어렵고 불안한 데다 잠도 제대로 못 잔다"라고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심리평가 때도 허위로 응답해 "전체지능이 53이고 사회연령도 만 13세로 확인됐다"라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또 의사에게 "사람 많은 곳에는 갈 수 없어 집 밖에는 나가지 않고 혼자 살고 있다"라는 등 거짓말을 해 지적 장애와 인격장애 진단을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씨는 또 사회복무 군사교육이 밀려 있는 지역에서 3년 동안 소집되지 않으면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되는 사실을 알고 주소를 인천에서 경기도 부천시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부천은 인천보다는 상대적으로 군사교육이 밀려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체 등급 4급 판정을 받고도 병역의무를 추가로 감면받기 위해 주소를 이전했고, 정신질환으로 속임수를 썼다"며 "죄질이 절대 가볍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며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한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원씨는 축구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피파 온라인4' 프로게이머로 활동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되자 2개월 뒤 은퇴했으며, 최근까지 축구 게임과 관련한 인터넷 개인 방송을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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