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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타트업 투자 대기 자금 13조, 역대 최대

10년 전보다 7배 이상 급증
500억엔 이상 펀드 잇따라 설립

日스타트업 투자 대기 자금 13조, 역대 최대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의 자금조달 능력이 1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원활한 자금 수혈은 인공지능(AI)과 탈탄소 기술 혁신,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 탄생에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29일 영국 조사업체 '프레킨'이 세계 각국의 VC가 운용하는 일본 펀드를 대상으로 아직 투자에 사용되지 않고 있는 ‘스탠바이 펀드’(대기 자금)를 조사한 결과, 총 97억달러(약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또 10년 전인 2013년 말(13억3000만달러) 보다 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일본 VC의 펀드 규모는 미국과 비교해 덩치가 작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망한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저금리와 정책 기대감 등이 커지면서 500억엔 이상 대형 펀드가 잇달아 설립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VC인 '글로비스캐피탈파트너스'는 2022년 조성한 펀드의 조달액이 727억엔에 달했다. 이 펀드의 1사당 투자액은 최대 100억엔으로 예정돼 있다. 2024년 이후에는 탈탄소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등에 중점 투자할 방침이다.

또 다른 VC '자프코 그룹'은 지난해 9월에 978억엔의 신규 펀드 구성을 완료했다. 이 펀드는 올해 생성형 AI 관련 회사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전 세계 VC 투자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면 일본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글로벌 VC 전체의 대기 자금은 지난해 말에 약 5500억달러 규모"라며 "이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2% 정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세우고, 기존 약 8000억엔의 스타트업 투자액을 2027년까지 10조엔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닛케이는 "스타트업 투자의 40%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VC의 자금조달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