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명 주둔 '타워22' 드론 공격
사망자 첫 발생, 30명 이상 다쳐
바이든 "책임 묻겠다" 대응 시사
이란 "개입 안했다" 일단 선 그어
美 정치권 직접 보복 촉구 목소리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 콜럼비아의 대선 유세 현장에서 전날 요르단에서 발생한 미군 사망자를 위해 묵념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중동에 주둔하던 미군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 이후 처음으로 친(親)이란 조직의 공격에 사망하면서, 이란과 친이란 조직을 겨냥한 미국의 강경 대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란은 일단 미군 사망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올해 대선을 앞둔 미 정치판에서는 이란에 대한 직접 보복을 요구하고 있다.
■美 레드라인 무너져 .강경 대응 임박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요르단 북부의 미군 주둔지인 '타워 22'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주둔지는 요르단과 시리아, 이라크 국경이 모이는 지점이며 시리아의 미군 기지인 알 탄프 기지와 매우 가깝다. 동시에 시리아 난민이 모인 요르단 알 루크반 난민 캠프가 지척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바이든은 드론 공격으로 타워 22에서 미군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다쳤다고 말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공격 당시 타워 22에 약 350명의 미군이 머물렀다며 사망자 외 34명이 다치고 이 가운데 8명이 요르단 내륙으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이 공격의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고 있지만,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가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테러와 싸우겠다는 그들(희생 장병)의 신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또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친이란 조직, 최소 150회 미군 공격
이라크와 시리아, 예멘 등에서 이란의 지원으로 활동하는 친이란 무장 세력들은 지난해 10월 7일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하마스 편에 섰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정정파인 하마스를 축출하기 위해 가자지구 침공을 이어가자 이를 비난하며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을 공격했다.
뉴욕타임스(NYT)에 의하면 친이란 조직들은 지난해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번 사건까지 최소 150회에 걸쳐 미군을 공격했다.
미군 부상자는 이번 공격으로 100명을 넘겼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24일까지 3차례에 걸쳐 친이란 조직에 보복 공습을 가했으나 이란을 직접 타격하지는 않았다.
미국 관계자는 지난 21일 NYT를 통해 아직은 미국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사망자가 생긴다면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선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28일 타워 22 공격으로 하마스 사태 이후 첫 미군 사망자가 기록됐다.
미 정부 관계자는 28일 NYT를 통해 첫 사망자 발생으로 미국의 대응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일단 발 빼는 이란
친이란 무장조직인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는 28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라크의 미군 점령군에 저항하고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학살에 대응하고자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IRI는 타워 22와 인접한 알 탄프, 알 루크반을 포함해 시리아의 알 샤다디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하이파 항구 부근의 해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유엔의 이란 대표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은 이번 공격과 무관하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의 요르단 기지 공격 뒤로 이란이 해당 지역의 저항세력 활동에 개입했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주장은 해당 지역 현실을 뒤바꾸려는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제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복 목소리 커지는 美 정치권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 정치권에서는 바이든을 비난하고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미시시피주)은 바이든 정부를 향해 "이란의 목표물과 지도부를 직접 겨냥해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공화당의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주)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테헤란을 목표로 하라"고 적었다.
같은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주)은 이번 공격에 대한 "유일한 응답은 이란 내부와 중동 전역에 있는 이란 테러 세력에 대한 파괴적인 군사적 보복"이라고 역설했다.
대선에서 바이든과 재대결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미국에 대한 이 뻔뻔한 공격은 바이든의 유약함과 굴종의 끔찍하고 비극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어나지 않고 세계가 평화로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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