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부동산 1.82%·건설 1.6%
세종·울산 등 비수도권 더 심각
2금융권 연체율 3.29% 달해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부진이 이어지며 부동산·건설업의 금융기관 대출 연체액과 연체율이 최근 2년 새 약 3배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시장 위축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세종·울산 등 비수도권 지역 관련 기업의 대출 건전성이 제2금융권(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29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시도별 부동산·건설업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모니터링 대상 약 58만개 법인 대출 가운데 부동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385조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302조7300억원) 대비 27.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연체액(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은 2조2700억원에서 7조원으로 3배 넘게 불었다. 연체율 역시 0.75%에서 1.82%로 2.43배 상승했다.
건설업 대출 부실도 심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건설업 대출잔액은 118조3600억원으로 2020년 말(88조5000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연체액은 76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2.5배 치솟았고, 연체율도 0.86%에서 1.60%로 1.9배 뛰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보다 비수도권의 대출 부실 정도가 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비수도권 부동산업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2.17%)은 수도권(1.56%)을 웃돌았다. 특히 세종(12.66%), 울산(6.49%), 강원(5.38%), 대구(4.35%), 전북(4.33%) 법인들의 부동산업 연체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비수도권 건설업의 연체율(1.99%)도 수도권(1.27%)보다 높았다. 제주(3.70%), 대구(3.55%), 울산(3.35%), 경남(3.15%)은 3%를 넘어섰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비수도권 지역 건설업 대출의 상당 부분이 토착건설사, 시공능력이 떨어지는 영세 건설사들과 관련이 있다"며 "미분양 급증 등 지역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급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금융기관 업권별로는 2금융권에서 부실위험 징후가 뚜렷했다.
부동산업의 2금융권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3.29%로, 은행권(0.30%)의 11배에 달했다. 건설업에서도 2금융권 연체율이 2.40%로 은행권(0.57%)의 4.2배였다. 비은행권의 연체율 상승 속도도 은행권보다 월등히 빨랐다.
2년 새 부동산업 은행권 연체율은 1.3배(0.23%→0.30%)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 연체율은 2.72배(1.21%→3.29%) 뛰었다. 2금융권 대출 중에서도 비수도권 부동산·건설업 연체율은 각 4.70%, 2.85%로 2021년 말(2.11%·1.53%)의 2.22배, 1.86배까지 높아진 상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각 노력은 연체율 상승세를 제약하겠지만,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위험)를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한 바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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