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마존과 아이로봇이 29일(현지시간) 17억달러 규모의 양사 인수합병(M&A) 계획을 철회했다. 유럽연합(EU)이 이달초 아마존을 불러 양사 합병이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한 뒤 결국 합병계획이 철회됐다. AFP연합
아마존이 로봇청소기 업체 아이로봇을 17억달러(약 2조2700억원)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이달 초 아마존을 불러 두 업체간 인수합병(M&A)계획이 허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통보한 뒤 나온 결정이다.
아마존은 계약 파기로 아이로봇에 9400만달러(약 1250억원)를 물어줘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EU와 영국 경쟁당국의 반대 속에 이들의 승인을 얻기 위해 여러 양보안을 제시한 뒤 가까스로 승인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M&A 계획이 아예 취소되는 등 경쟁당국의 입김 속에 기업간 합종연횡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과 아이로봇은 29일(이하 현지시간) EU가 양사 M&A에 제동을 걸었다면서 합병 계획을 철회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WSJ은 EU 경쟁당국이 양사 합병을 막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U 경쟁당국은 두 업체가 합병하면 로봇청소기 시장 경쟁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를 이미 내놓은 바 있다.
로봇 청소기 룸바로 유명한 아이로봇은 아마존과 합병이 무산되자 이날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약 31%인 350명을 감원하고, M&A 무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콜린 앵글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앵글은 성명에서 자신과 이사회 모두 '턴어라운드 경험'이 있는 새 CEO가 현 상황에서 아이로봇을 이끌기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대표인 앤드류 밀러가 앵글의 뒤를 이어 회장을 맡고 새 CEO는 외부에서 충원하기로 했다. 새 CEO를 뽑을 때까지 최고법률책임자(CLO) 글렌 웨인스틴이 CEO 대행을 맡는다.
이사회는 아울러 구조조정을 이끌 최고구조조정책임자(CRO)로 턴어라운드 전문가 제프 엥겔을 고용했다.
아이로봇은 이번 감원으로 상반기에 1200만~1300만달러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로 명예퇴직에 따른 구직교육, 직업전환 교육 등과 위로금 등이다.
한편 아이로봇은 M&A 무산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장이 열리면서 13% 폭락했다가 이후 낙폭이 소폭 좁아졌다.
오전 장에서 1.81달러(10.62%) 폭락한 15.19달러에 거래됐다.
아마존은 합병무산 소식 뒤 소폭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0.08달러(0.05%) 밀린 159.04달러에 거래됐다.
아마존은 다음달 1일 장 마감 뒤 분기실적을 공개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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