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비행 도중 문짝이 뜯겨 나간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737맥스9 여객기 사고는 보잉이 최종 조립과정에서 출입구를 동체에 결합시키는 볼트들 일부를 빼먹고 출고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사고기 출입구가 비닐로 막힌채 항공안전당국의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뉴스1
비행 도중 문짝이 뜯겨 나가는 사고를 낸 보잉737맥스9 여객기가 알래스카항공에 인도될 당시 출입구를 동체와 결합시키는 핵심 볼트들 일부가 이미 빠진채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잉의 직장문화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칫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가 보잉의 허술한 제조과정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잉이 이번에 사고가 난 기체를 최종 조립하면서 핵심 볼트들 일부를 빼먹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잉이 문을 열거나 제거한 뒤 다시 재부착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볼트를 다시 결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잉과 기타 업계 종사들이 점차 확신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볼트가 조여졌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같은 가설은 지난 5일 비행 도중 날개 뒤 출입구가 떨어져 나간 알래스카항공 소속 맥스9 기체에서 볼트들이 있었어야 할 자리에 볼트가 조여졌던 흔적이 없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아울러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렌튼의 보잉 공장에서 출입구 봉쇄 작업과 연관된 볼트작업을 했음을 가리키는 서류들과 절차가 생략돼 있는 점도 이같은 가설에 힘을 싣고 있다.
정밀 분석을 통해 볼트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될 국립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사고기 조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보잉이 스피릿에어로시스템스에서 납품 받은 항공기 동체에서 출입구를 뜯어냈다가 다시 설치하는 과정에서 볼트들을 빼먹은 것이 사고 원인이라면 사고 책임은 고스란히 보잉의 몫이 된다.
사고기 출입구는 스피릿의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돼 캔자스 위치타의 스피릿 공장에서 737맥스 동체에 부착된다.
보잉은 스피릿에서 공급받은 이번 사고기 동체가 렌튼에 도착하자 최종 조립을 위해 출입구를 열거나 제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상원 항공안전위원회 위원장인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지난주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면서 보잉이 출입구를 언제, 그리고 어떻게 뜯고 다시 조립했는지 관련 기록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주 보잉의 737맥스 생산을 일부 제한하는 한편 사고기 설계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 속에 항공사들에는 점검이 끝난 맥스9 항공기 재운항을 허가했다.
항공사들은 재점검 과정에서 맥스9 기체 일부의 하드웨어가 느슨하게 결합돼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현재 미 항공안전당국은 보잉의 제조관행에 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