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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이란과 전쟁 원하지 않는다"

[파이낸셜뉴스]
백악관 "이란과 전쟁 원하지 않는다"
미국 백악관이 29일(현지시간) 요르단 미군 전초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면서도 이란 영토를 직접 공격목표로 삼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EPA연합


미국 백악관이 29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과 선을 그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28일 요르단의 미군 전초기지인 '타워22'에 드론 공격을 가해 미군 3명이 숨지고 최소 34명이 부상 당하면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단 확전을 피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타워22 전초기지에는 미군 350명이 주둔해 있다.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 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커비 보좌관은 다만 "이런 공격을 막고자 한다"면서 "대안들을 계속해서 찾겠다"고 말했다.

공격 배후로 지목당하고 있는 이란이 발을 빼며 이번 공격과 이란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미국도 이란과 직접 전쟁은 피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또 다른 중동전으로 확산하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는 이번 공격 배후가 이란이라는 주장은 '근거없는' 음모라면서 "미국을 이 지역의 새로운 갈등으로 끌어들여 위기를 증폭하려는 이들이" 내놓은 음모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이 확전을 바라고 있다는 간접적인 비난이다.

유엔 이란대표부는 이번 미 전초기지 공습은 "미군과 이 지역내 저항단체들간 충돌"이라면서 이들은 반복적으로 충돌해왔다고 주장했다.

중동지역 무장단체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미군 시설을 향해 160여차례 공격했고, 홍해에서도 선박들을 향해 30차례 공격을 가했다.

미군은 이라크에 약 2500명, 시리아에는 약 900명이 주둔해 있다.

이에 맞서 미국도 보복대응에 나서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미국과 군인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란 본토 공격은 옵션에 없다.

커비는 지금껏 미국은 이란 영토를 직접 공격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는 이란 영토 공격을 촉구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지금 이란을 때려라. 그들을 강하게 때려라"라고 요구했다. 또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테헤란을 목표로 하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올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게 될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렇지만 이란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지는 않는 실리적인 면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조 바이든(대통령)의 유약함과 항복에 따른 가공할, 비극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금 우리는 3차 세계대전 코 앞에 와 있다"면서 이란을 직접 공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