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지난해 마지막 통화 후 연락 안 와"
권경애 변호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측을 대리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소송에서 지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시작됐다. 소송을 낸 유족 측은 "잘못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는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30일 숨진 박모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 권 변호사는 나오지 않았다. 원고인 이씨와 변호인, 권 변호사 측과 법무법인 측 변호인만 법정에 참석했다.
이씨는 이날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권 변호사는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재판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며 "작년 4월 마지막 통화에서 본인(권 변호사)이 '건강을 추스르고 연락드리겠다'고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씨는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은 이 사건이 빨리 잊히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저는 그럴 방법을 주고 싶지 않다"며 "그들의 책임을 묻고, 잘못을 묻고, 사과하기를 계속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권 변호사가 잘못을 시인한 것은 맞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서는 "잘못을 시인한다는 것이 자신이 재판에 불출석한 사실에 대해서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7년간 학교폭력 소송에 참여하며 증인을 제때 신청하지 않는 등 재판을 망가뜨린 일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고 오는 3월 26일을 다음 변론을 열기로 했다.
권 변호사는 앞서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항소심 재판에서 세 차례 불출석해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민사소송법 제268조에 따라 소송 당사자들이 재판에 3회 불참하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특히 유족 측은 권 변호사로부터 이 사실을 상고 기한이 지난 한참 뒤인 다섯 달이 지나서야 듣게 돼 대법원에 상고할 기회도 놓쳤다.
이에 유족 측은 지난해 4월 권 변호사 등을 상대로 2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해 10월 법원은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이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강제 조정을 했지만, 이씨가 수용하지 않으며 정식 재판이 열리게 됐다.
한편, 이와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해 6월 "성실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하다"며 권 변호사에게 정직 1년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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