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참사특별법에 9번째 재의요구
국회 심의 때부터 우려된 특조위 문제 지적
정부 "헌법 훼손·기본권 침해·다수당 좌우"
지원확대 입법취지는 반영..총리 소속 위원회
생활지원금, 의료·간병비 지원, 치유휴직 등
與 "정부 지원 고려하며 특조위 문제 재협상"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사진=연합뉴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특별법(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안을 재가했다.
대신 이태원참사 유족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추진할 ‘10·29참사 피해지원 위원회(피해지원위)’를 꾸리기로 했다. 또 국회에선 이태원특별법 수정안 마련을 위한 여야 재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행사안을 재가했다. 이태원참사특별법은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불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된 법안이다. 유족 지원에 방점을 찍은 국민의힘 법안과 달리 강력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규명을 하자는 데 주안점을 줬다.
정부는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행사안 의결 직후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특조위가 법원 영장없이 동행명령 같은 강력한 권한을 휘두르도록 규정하고 있어 헌법이 정한 영장주의 원칙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민 기본권을 해칠 우려가 크다”며 “특조위원 11명도 여당 4명·야당 4명·국회의장 3명 추천으로 규정해 사실상 국회 다수당이 구성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특별법에 담긴 피해지원의 취지를 충분히 수용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무총리 소속 피해지원위를 구성해 세부방안까지 수립해 적극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희생자 배상과 지원은 유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민·형사 재판 결과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진행하고, 정부가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재판을 이유로 배상·지원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또 참사 이후 생계유지 등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의 경우 생활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고 의료비·간병비 지원도 현행보다 늘린다.
참사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지원키 위해 근로자의 경우 치유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아동에 대해선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 일상회복 관련 지원도 진행한다.
정부의 피해지원 확대에 그치지 않고 여당은 특별법 보완을 위한 여야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정부 지원책을 고려하면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는 여야 재협상을 할 것”이라며 “특히 특조위 구성과 권한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권에 특조위 구성 공정성 담보와 독소조항 제거 재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며 “국민 모두에 지지를 받을 여야 협상안을 만드는 데 야당이 적극 나서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