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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vs 감사원 사사건건 '기싸움'

감사원, 공수처 감사 추진 결정
수사 받는 대상이 감사하는 격
일각선 "이해충돌 여지" 지적도

감사원이 올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통상적인 업무라는 입장이지만, 공수처가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을 수사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 기관이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전현희 전 국민위원장 표적 감사' 의혹과 관련해 유병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감사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9일 유 사무총장을 소환했지만 현재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감사원은 최근 감사위원들에게 보고한 '2024년 연간 감사계획' 정기감사 대상기관 목록에 공수처를 포함했다. 감사계획은 감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확정이 되는데, 감사위원회는 다음 달 1일 연간 감사계획을 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감사원은 2022년 연간 감사계획에 공수처를 포함해 하반기에 현장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는 지난해 7월 발표됐다.

감사 결과를 발표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공수처 수사 대상인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는 점에서 양 기관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수처로부터 수사를 받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이 공수처를 감사하는 것이 이해충돌의 여지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통상적인 감사 절차라는 입장이다. 기관 정기감사 주기 등에 따라 연간 계획에 공수처가 포함된 것이며 감사위원회의 의결도 이뤄지지 않아 확정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공수처도 "감사계획에 대해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공수처는 지난해 유 사무총장을 소환조사한데 이어 실무진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