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중국 투자 ETF ‘매도 우위’
글로벌 X, 美상장 중국 ETF 11종 상폐 예정
헝다도 결국 법원서 청산 결정
홍콩증권거래소 주식 전광판 / 사진=로이터뉴스1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중 갈등이나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투자자의 ‘CHINAAMC CSI 300 인덱스(HKD)’ 매도금액(29일 기준)은 1억156만달러로 집계됐다. 매수금액(9193만달러)보다 1000만달러가량 많다.
‘글로벌 X 중국 전기차&배터리(USD)’도 377만달러를 순매도했고, '항셍 중국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글로벌 X 중국 전기차&배터리(HKD)'에 대해서도 각각 1114만달러, 854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CSOP 항셍테크 인덱스(HKD)' '글로벌 X 중국 소비재 브랜드(USD)' 역시 20만달러, 675만달러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계열사 Global X는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ETF 11종을 다음달 상장폐지할 예정이다. 수요 미달로 인한 소규모 펀드 전락 등이 이유로 파악된다.
홍콩증시 약세의 근본적 요인은 부실한 기초체력(펀더멘털)이다.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경기 부양책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정부가 2조위안(약 371조원) 규모 증시안정기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금액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부동산이나 소비경기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힘을 빼는 대목이다.
신한투자증권 신승웅 연구원은 “현지 투자은행(IB)들도 대체로 증안기금 투입 시기와 규모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며 “2015년 본토 증시 대폭락 당시에도 ‘국가대표펀드’ 부양 규모는 1200억위안에 그쳤다”고 전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도 봉합될 조짐이 없다.
이에 따른 반도체 불황, 제조업 및 무역 역량 약화는 또 다른 악재다.
여기에 지난 29일(현지시간) 홍콩 고등법원이 중국 보당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에 대해 청산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에 이어 또 다시 시장에 충격을 주는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청산 결정의 단기적 파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약 2조4000억위안의 부채를 안고 있는 만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손실을 입힐 것”이라며 “심각한 고용시장 악화, 내부 불황 심화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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