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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향 풍향계' UPS, 1만2000명 감원...택배물량 감소, AI가 배경

[파이낸셜뉴스]
'경기동향 풍향계' UPS, 1만2000명 감원...택배물량 감소, AI가 배경
'경기동향 풍향계'라는 별명이 있는 미국 물류업체 UPS가 1월 30일(현지시간) 저조한 분기실적과 우울한 실적 전망을 발표했다. UPS는 택배물량 감소와 인공지능(AI) 도입을 이유로 이날 관리직을 중심으로 1만2000명 감원 계획도 발표했다. AP뉴시스


'경기동향 풍향계'라고 부르는 미국 물류업체 UPS가 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매출 둔화와 순익 감소세 속에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2.1%로 상향 조정했지만 실물경제 흐름은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울러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이전만큼의 직원 규모가 필요치 않다는 점도 UPS는 강조했다.

AI 영향으로 관리직 감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UPS는 이날 관리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1만2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UPS는 아울러 배달 물량이 늘어도 감축한 관리직 직원 규모를 이전 규모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세계 약 49만5000명이 일하고 있는 UPS에서 관리직은 8만5000명 수준이다.

직원 대부분은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물류 규모가 늘더라도 관리직 직원을 충원하지 않겠다는 UPS의 방침은 AI의 일자리 대체와도 연관이 있다.

캐롤 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감원은 회사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AI를 비롯해 신기술을 통해 영업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적 악화


팬데믹 당시 온라인쇼핑이 급격히 늘면서 소포 배달 물량도 크게 늘었던 UPS는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날 공개한 지난해 4·4분기 실적에 따르면 국내, 국제 소포 물량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미국내 소포는 7.4%, 국제소포는 8.3% 줄었다.

그 여파는 실적으로 고스란히 연결됐다.

UPS는 249억달러 매출에 25억달러 영업이익, 주당순익(EPS) 2.47달러를 벌었다. 이는 1년전 기록한 270억달러 매출에 32억달러 영업이익, 3.62달러 EPS에 비해 둔화된 것이다.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UPS는 올해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낮은 920억~945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5일 출근


UPS는 아울러 주5일 출근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팬데믹 기간 자유로운 출퇴근에서 다시 팬데믹 이전 수준의 출근 관행으로 돌아가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UPS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UPS는 팬데믹 기간에도 택배기사, 물류센터 직원들은 출근을 의무화했지만 관리직들은 재택근무를 허용한 바 있다.

업무 특성상 택배기사와 물류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는 불가능했던 반면 관리직은 집에서도 업무를 보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관리직들도 이전처럼 주5일 출근토록 되돌리고 있다.

톰 CEO는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UPS는 그저 물류회사가 아닌 네트워크 업체라면서 물류능력 외에도 인적관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실적 부진과 비관적 전망 속에 UPS 주가는 오전 장에서 12.54달러(7.94%) 폭락한 145.48달러로 추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