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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한미 고위경제협의회… 화두는 '美 반도체지원법' '韓 플랫폼법'

강인선 외교 2차관 서울서 주재
페르난데스 美 경제차관 만나
"韓기업 공급망 강화 기여" 강조

올해 첫 한미 고위경제협의회… 화두는 '美 반도체지원법' '韓 플랫폼법'
강인선 외교부 2차관(오른쪽)과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1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제8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첫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가 1월 31일 열렸다. 주요 의제가 공급망 협력인 만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반도체과학법 논의가 이뤄졌다. 최근 미국 재계가 공개적으로 반발한 국내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도 거론됐을지 주목이 쏠렸다.

이날 외교가에 따르면 강인선 외교부 2차관과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8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 참석했다.

강 차관은 우선 IRA를 두고 "지난해 12월 1일 미 측이 발표한 해외우려기관(FEOC) 잠정 가이던스 관련 우리 정부 의견서와 우리 업계의 입장이 있다"며 "공급망 현실을 고려하는 합리적 이행규정이 마련되도록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IRA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을 중국을 위시한 일부 국가 소재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이런 상황을 담은 의견서를 미국 재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기업들이 직면한 사업 현실과 기업들의 세계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계획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고, 현대차는 "중국이 2022년 기준 전 세계 구형 흑연의 100%, 합성 흑연의 69%를 정제·생산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선 FEOC 규정 적용 2년 유예를 요청했다.

또 강 차관은 반도체법을 겨냥,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상응하는 투자세액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조속히 받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반도체법은 미국 내 설비투자를 장려키 위해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총 527억달러를 5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다. 현재 지원이 이뤄진 건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와 미국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두 곳뿐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인텔과 대만의 TSMC에 더해 삼성전자도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법은 미 재계가 반발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도하는 플랫폼법에 주목이 쏠렸다. 이 법안은 소수 거대플랫폼 기업을 지배적사업자로 지정, 자사우대와 경쟁 플랫폼 이용제한 등 부당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앞서 찰스 프리먼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담당 부회장은 성명을 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경쟁을 짓밟고 건전한 규제모델의 기본이 되는 좋은 규제관행을 무시하며 외국기업을 임의로 겨냥해 무역합의를 위반케 한다"며 "공정위는 투명성을 보여주고 열린 대화를 하길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외교부에 따르면 플랫폼법은 이날 공식 의제로 오르진 않았다. 페르난데스 차관도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이날 가시적 협의 결과가 도출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