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동안만 발행 늘리고, 이후 이전 수준 회귀
[파이낸셜뉴스]
미국 재무부가 2월부터 석달 동안 사상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에 나서기로 했다. 심각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조처로 재무부는 이 기간이 끝나고 나면 당분간은 대규모 국채 발행 확대는 없다고 1월 31일(현지시간) 약속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재무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경매를 예고했다. 심각한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조처다.
재무부는 앞으로 석달 동안 대대적인 국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미 국채 수익률은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이 4% 밑으로 떨어지는 등 대거 하락했다.
2년·5년물 국채 발행 사상최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앞으로 3개월에 걸쳐 국채 경매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만기에 관계없이 대부분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단기금리 기준물 역할을 하는 2년물 국채와 5년물 국채 발행은 사상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재무부는 예상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오는 4월 5년만기 국채를 700억달러어치 발행한다. 만기 2년 이상 국채 발행 규모로는 사상최대 수준이다.
심각한 재정적자
재무부는 지난 수분기 동안 국채 발행을 늘려왔다.
정부 세출과 세입 격차가 확대되면서 재정적자가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1조7000억달러(약 2264조원)에 이른다.
재무부는 다만 급격히 발행 규모를 늘리는 국채는 매년 이자를 지급하는 만기 2년 이상 국채에만 국한된다면서 이 또한 이번을 끝으로 한동안 대규모 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기 2년이 안되는 국채에는 매년 지급하는 이자, 즉 쿠폰이 없다.
매월 30억달러 증액
재무부는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앞으로 석달 간 2년, 5년 만기 국채 발행을 매월 30억달러씩 늘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세계 금융시장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와 장기금리 기준물인 30년 만기 국채 발행은 2월 대폭 늘린 뒤 이후에는 각각 20억달러, 10억달러씩 늘릴 계획이다.
다음주 차환을 위해 분기별로 이뤄지는 국채 발행규모는 경매에 직접 참여하는 주요 은행들인 이른바 프라이머리딜러들의 전망과 같은 121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국채 수익률 급락
대규모 국채 발행이라는 공급확대 요인은 국채 가격을 떨어뜨리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날 미 국채 수익률은 급락했다.
10년물 수익률은 0.094%p 하락한 3.963%까지 밀리며 오랫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4%선 밑으로 떨어졌다.
2년물 수익률은 낙폭이 더 커 0.117%p 급락한 4.242%로 미끄러졌다.
30년 만기 수익률도 0.072%p 내린 4.206%로 밀렸다.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이날 공개된 ADP 민간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질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울러 재무부가 석달 동안만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리고, 이후에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약속한 것도 국채 수익률 하락에 일조했다.
ING 리서치 책임자 파드라익 가비는 "국채 발행이 전반적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점이 희소식"이라면서 "발행 증가는 여전히 가공할 일이기는 하지만 더 확대되지는 않는다는 희망의 끈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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